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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라인-입담 최고 코치진’ 왁자지껄 훈련 분위기에 ’달’도 함박웃음[오!쎈 현장]  2019.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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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수원, 지형준 기자]김경문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jpnews@osen.co.kr

[OSEN=수원, 조형래 기자] 이 정도면 역대급 국가대표팀 분위기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프리미어 12’ 대회를 앞두고 지난 11일부터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소집훈련을 하고 있는 야구 대표팀.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그리고 선수들 모두 웃음꽃이 떠나지 않고 있다. 

포스트시즌이 끝나고 약 열흘 남짓한 휴식기를 거치고 대표팀 소집훈련에 응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LG 선수단은 지난 15일부터 합류해 훈련을 하고 있다.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인원도 나오지 않을 조기 소집 인원들로 인해 훈련 그라운드는 썰렁했지만, 이제는 어느덧 한 팀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덩달아 선수단의 분위기도 화기애애해지고 달아오르고 있다. 선수들이 많아지자 말 수도 많아졌고, 코치진 역시 흥을 돋우면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김경문 감독 역시 흐뭇하다. 

특히 지금 선수단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은 1987년생-2006년 프로 입단 동기 라인이다. 이젠 최고참급이 됐다. 김현수, 차우찬(이상 LG), 민병헌(롯데), 양의지(NC), 황재균(KT) 등이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황재균은 이런 분위기가 사실 낯설다. 그는 “이런 분위기가 낯설고 신기하다. 그동안 대표팀에 오면 위의 선배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우리 또래들이 모였다. 그래서 우리끼리 ‘나이를 먹긴 먹었다’는 얘기를 나눴다”면서 “워낙 어렸을 때부터 함께했던 친구들이다. (김)현수부터 분위기 메이커로 주축이 되어가다 보니 마음껏 떠들고 얘기를 나누는 것 같다”며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이젠 최고참급의 선수들이 만드는 분위기에 어린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동화되며 대표팀과 국제대회에 대한 긴장감을 잠시나마 벗어던지고 경기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수도 있다. 

결국 이들이 이끄는 분위기에 김경문 감독도 동참해 “애기를 나눠서 주장을 정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선발대 선수들에게 전했고, 김현수가 주장으로 낙점을 받았다.

이런 분위기에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합세했다. 현재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선수단과 격의없이 지낼 수 있는 인원들로 구성됐다. 현직에 있는 김종국 코치(KIA)를 비롯해, 이진영, 진갑용, 이종열, 최원호 코치들도 선수단 분위기를 흥겹게 이끌어가고 있다. 

16일 열린 수비 펑고 훈련 때 김종국 코치는 양의지에게는 ‘엠(M)중’, 황재균에게는 ‘샌프란’이라는 별명을 불러주고 있다. ‘엠중’은 무등중을 뜻했다. 양의지와 김종국 코치는 무등중학교 선후배 사이이기에 서스럼없이 불렀던 것, 그리고 황재균은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활약했던 사실을 상기시켜 이런 별명을 붙였다.

그런데 황재균은 여기에 거들었다. 그는 “사실 나는 ‘샌프란’이 아니라 ‘SAC’라고 불려야 하는 거 아니냐”며 자폭했다. 자신은 메이저리그 샌프란스시코보다는 트리플A 새크라멘토 리버캣츠 소속으로 더 많이 뛰었다는 것을 언급한 것. 

코칭스태프와 오랜 시간을 보낼 김경문 감독은 이러한 코치진들의 입담에 연신 미소가 떠나지 않고 있다. 속으로는 완전체 대표팀이 구성되지 않은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터이지만, 그래도 코치진들이 던지는 말 한마디에 사르르 녹게 된다. 김 감독은 “이종열, 최원호 코치도 해설위원 출신 코치들이다 보니 입담이 좋다. 그리고 김종국 코치도 저렇게 재밌는 친구인줄 몰랐다. 그리고 진갑용 코치도 한 번씩 던지는 개그들이 재밌다”면서 코치진과 대화들을 떠올렸다. 

결국 이렇게 자연스럽게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김경문 감독도 권위를 다소 내려놓고 있고 훈련 내내 미소를 짓고 있다. 과거 KBO리그 감독 시절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훈련 모습을 응시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세대교체된 대표팀인 만큼, 감독 경력만 10년이 넘는 자신에게 쉽게 다가설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다. 지난 15일 훈련에서도 뒤늦게 합류한 LG 선수들이 다가오기 전에 먼저 다가서서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대표적이었다. 

정규시즌 종료 이후 녹초가 된 선수들에게 지금과 같은 분위기 만큼 즉효약이 없다는 것은 경험으로 터득했다. “대표팀 분위기를 잘 만들어놓고 대회에 임해야 한다”는 김경문 감독의 바람도 현재로서는 200% 성공적인 분위기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