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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작전' 세밀해진 대만, 오합지졸 편견 벗었다 [프리미어12 현장] 2019.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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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지바(일본), 곽영래 기자]7회초 2사 1,2루에서 대만 첸진시우가 좌중월 스리런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OSEN=도쿄(일본), 조형래 기자] 과거의 기억은 과거일 뿐이다. 더 이상 과거의 편견에 사로잡히는 일은 없어야 한다. 세밀함까지 더해 탄탄해진 대만은 이제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지는 오합지졸의 팀이 아니었다.

한국은 지난 12일 일본 지바 ZOZO마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 12’ 슈퍼라운드 2차전 대만과의 경기에서 0-7로 패했다. 한국은 슈퍼라운드 성적 2승1패를 마크했다. 그리고 대만은 슈퍼라운드 성적 2패 이후 1승을 신고했다. 

한국과 올림픽 티켓을 두고 겨루고 있는 대만이다. 여러모로 이날 경기가 한국에 중요했던 상황. 그러나 이는 대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한국은 대만과의 일전에서 자신들의 플레이를 다하지 못했고, 대만은 침착하게 세밀한 플레이들을 더하면서 안정적이고 완벽하게 경기들을 이끌었다. 

대만은 오프닝라운드에서 일본에 패하며 1패를 안았다. 그리고 슈퍼라운드 첫 경기 멕시코전에서 0-2로 석패를 당했다. 2패의 성적으로 올림픽티켓이 멀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벼랑 끝 일전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이날 보여준 대만의 수비, 그리고 작전 수행 능력 등 세기에서 빈틈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과거의 대만은 투타에서 파워는 충분히 위협적이지만, 수비와 작전수행능력 등 세밀한 플레이에서는 한 수 아래로 평가 받았다. 실제로 대만은 한국과의 경기에서 초중반까지 경기를 잘 풀어가다가도 이후 실책과 주루사 등으로 자멸하는 장면들을 자주 연출했다. ‘오합지졸’의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날 한국전에서 보여준 대만의 플레이는 탄탄했다. 벼랑 끝에 몰린 절박한 상황에서 집중력과 동기부여가 최고조로 최고조에 달했다. 부담감과 과욕으로 경기를 그르칠 수 있었지만 대만은 그런 기색 없이 한국을 초반부터 경기 후반까지 완벽하게 압도했다.

특히 추가점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보여준 번트 등의 작전수행능력은 대만의 준비성을 확인할 수 있던 대목. 2-0으로 앞선 4회초, 대만은 선두타자 린리의 안타로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후속 왕웨이천이 3루수 방면으로 희생번트를 기가막히게 대면서 1사 2루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후속 왕셩웨이의 중전안타 때 3-0으로 달아나는 추가점을 만들었다. 7회초에도 선두타자 후진롱이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2번 린저쉬엔이 1루 쪽으로 희생번트를 대면서 주자를 득점권에 보냈다. 한국을 압박한 대만은 왕보룽의 볼넷 이후 천쥔시우의 쐐기 스리런 홈런이 나왔다. 득점 루트까지 흔들리지 않고 다가서는 모습이 인상적. 

수비 역시 물 샐 틈이 없었다. 땅볼, 뜬공 등 모든 수비 과정이 완벽했고, 5회말 2사 2루에서 이정후의 유격수 방면 타구를 대만 유격수 린리가 다이빙캐치로 걷어내 이닝을 종료시켰다. 2루 주자를 견제하는 자리에 있던 린리는 반대 방향으로 타구가 향함에도 이를 정확하게 쫓아가 타구를 잡아낸 뒤 정확한 송구를 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플레이로 경기 분위기를 깔끔하게 끌어올렸다.

대만의 플레이를 지켜본 양의지는 "안정적인 멤버인 것 같다. 타석에서도 생각보다 나쁜 공에 손을 안 나가고 잘 보더라. 수비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더 이상 막연하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이기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지바 참사’와 같은 상황으로 이어진다. 역대 최고 전력이라고 하지만 선수들의 플레이도 이전과는 달라졌다. 더 이상 오합지졸의 팀이라고 대만을 불러서는 안 될 듯 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