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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우-지성준 보낸 한화, 손해 본 장사? 모순 행보의 이유 201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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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근우-지성준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한화는 이틀 사이에 베테랑 멀티맨 정근우(37)와 포수 지성준(25)을 보냈다. 정근우는 2차 드래프트에서 40인 보호선수명단에서 제외돼 LG행이 결정됐고, 지성준은 투수 장시환(32)과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어떻게 보면 모순되는 행보처럼 비쳐진다. 리빌딩과 세대교체 기조에 따라 정근우를 40인 보호선수명단에서 제외했는데 바로 다음날 군 문제가 해결된 젊은 포수 지성준을 주며 30대 투수 장시환을 데려왔다. 한화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정근우의 상징성, 지성준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의 ‘역풍’은 예상된 일이다. 

예상을 벗어난 행보에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지만 두 건 모두 최종 결정한 정민철(47) 한화 단장은 마음 단단히 각오했다. 정민철 단장은 “결과에 대한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런 부담에 위축된다면 우리 팀이 바라는 그림이 나올 수 없다. 단장이란 직함 자체가 그런 부담을 느껴야 하는 자리다. 위축된다면 여기 있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정근우의 경우 세대교체보다 포지션 중복 문제가 더 크게 작용했다. 한화의 1루에는 FA 재계약이 유력한 김태균과 이성열 그리고 김회성 등 베테랑들이 있다. 중견수 자리에는 징계가 해제된 이용규가 복귀한 가운데 장진혁, 이동훈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 공간이 필요하다. 그동안 정근우의 높은 팀 공헌도와 남다른 희생정신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 

지성준을 내준 것은 아깝지만 선발투수 보강을 위해선 출혈을 감수해야 했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선발투수를 데려오는 건 포수를 잡는 것만큼 어렵다. 롯데의 포수 사정이 급한 것 못지않게 한화의 토종 선발 현주소도 심각하다. 국내 선발 평균자책점은 6.20으로 리그 최악. 장민재를 제외하면 최소한의 계산이 서는 선발이 없다. 젊은 투수들은 죄다 물음표, 이대로 내년을 맞이하기에는 너무 불안하다. 

지성준보다 7살 많은 장시환의 나이가 아쉽지만 시즌 내내 국내 선발 부족으로 로테이션 돌리기도 벅찼던 것을 상기하면 이해가 된다. 정 단장은 “토종 선발이 꼭 필요했다. 장시환이 아주 젊은 선수는 아니지만 선수마다 그래프가 있다. 상승 곡선을 그리며 긍정적으로 변모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장시환은 올해 직구 평균 구속이 146km로 한화 국내 투수 중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OSEN=서산, 민경훈 기자]정민철 한화 신임 단장이 한화 정근우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 rumi@osen.co.kr지성준이 빠져나간 자리는 2차 드래프트에서 포수 이해창(32)을 지명하며 채웠다. 20대 포수로는 박상언(22) 허관회(20) 그리고 롯데와 트레이드로 온 김현우(19)가 있다. 정 단장은 “20대 어린 포수들이 성장할 시간이 필요하다. 이해창이란 경험자가 최재훈과 협업을 통해 그 선수들의 성장 시간을 벌어줄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단장은 “올해 팀이 육성을 위해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했으나 긍정적인 답을 찾지 못했다. 이제는 승패에 대한 기회 부여도 필요하다. 여기서 어린 선수들이 (1군 백업 또는 2군 주전으로) 잠재적인 경험을 쌓는다면 팀이 중장기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1군에서 이길 수 있는 즉시 전력을 구축한 뒤 2군에서 유망주들이 충분히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성장 시간’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정 단장 구상이다. 

당장 내년 시즌 성적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KBO리그에선 메이저리그 같은 성적을 포기한 리빌딩이 불가능하다. 대부분 팬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3위에서 9위로 추락한 올 시즌 뼈저리게 실감했다. 리빌딩도 이기면서 해야 한다. 더군다나 한용덕 한화 감독은 3년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프런트에서 즉시 전력 지원을 안 할 수 없다.

정 단장은 “제 판단이 대중적으로 찬성할 수 없는 일이 될 수 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외풍은 전부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고 제 독단적로 하는 건 아니다.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고, 현장과 함께 모은 의견 결과를 실행으로 옮긴 것이다”고 강조했다. 

포수가 절실했던 롯데가 잠재력 큰 지성준을 데려가며 트레이드 승자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트레이드와 선수단 구성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말해준다. 지금 당장은 한화가 손해 본 것 같지만 추후 재평가되는 트레이드가 많다. 적어도 1시즌은 봐야 한다. 벌써부터 비판은 너무 이르다. /waw@osen.co.kr[OSEN=잠실, 이대선 기자] 롯데 장시환이 역투하고 있다.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