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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등급제+샐러리캡 대립, 대타협은 있을까 [오!쎈 이슈] 2019.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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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최규한 기자]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사진은 만원 관중을 이룬 잠실야구장의 모습. /dreamer@osen.co.kr

[OSEN=조형래 기자] KBO와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가 해묵은 난제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FA 등급제와 샐러리캡 도입을 놓고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다. 

KBO는 지난 28일 이사회(사장단 회의)를 열고 FA 등급제 및 샐러리캡 도입, 외국인 선수 3인 출장, 육성형 외국인 선수 도입 등의 제도를 실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달 초 열린 실행위원회(단장회의)에서 논의된 안건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실행위원회와 이사회 사이에 선수협 이사회의 동의를 얻는 과정도 있었다. 선수협의 생각은 달랐다. 실행위원회에서 합의된 내용에 대해 선수협 이사회는 전면 거부라는 결정을 내렸다. 일단 실행위원회에서 논의된 가장 덩어리가 컸던 안건인 FA 등급제, 그리고 샐러리캡 모두 받아들이기엔 부족하다는 것. 이미 수 차례 논의를 통해서 입장차를 좁히려 했다. 

그러나 이 대립 과정의 맹점은 바로 상호간의 협의가 아닌, 통보 방식으로만 진행이 되고 있다는 것. 토론 없이 서로의 주장만 하고 있는 셈이기에 하나의 안건에서 파생되는 세부적인 논의를 서로 간에 할 수 없었다. 

대표적인 두 안건인, FA 등급제와 샐러리캡은 사실상 구단 측과 선수협이 두 가지 안건으로 거래를 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구단이 선수협의 FA 등급제를 받아들이는 대신, 선수협은 구단들이 주장하는 샐러리캡을 수용하는 식이다. 

하지만 결국 세부 사항에 대한 이견으로 인해 양 측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선수협은 개선된 FA 등급제와 보상제도 모두 충분치 않다는 의견. 선수협 이사회에서는 “실행위원회의 개선안은 논의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항변한다.

연봉 기준으로 산정된 등급제와 개선된 보상제로도 이동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A등급(구단 순위 1~3위, 전체 1~30위)은 현재 보상 제도와 같다(20인 외 보상선수 1명+전년 연봉의 200% 혹은 전년 연봉의 300%). B등급(구단 4~10위, 전체 31~60위)은 25인 보상선수 1명 혹은 전년 연봉의 100% 혹은 연봉의 200%, C등급(구단 11위 이하, 전체 61위 이하)은 연봉의 150%만 보상하는 게 주요 골자다. 만 35세 이상 신규 FA 선수는 자동 C등급으로 책정이 되고 두 번째 FA는 B등급, 세 번째 FA부터는 C등급과 동일한 보상체계가 적용된다. 

그러나 이 등급제의 보상체계는 “A등급조차 움직이기 힘들다”는 게 선수협의 주장이다. 그리고 선수협이 주장한 FA 재자격 기한 폐지(4년)의 내용은 들어있지 않다. 논의조차 하기 힘들었다는 가장 큰 이유였다.

선수협이 주장한 등급제부터 삐걱거리니 구단 측이 요구한 샐러리캡 제도는 당연히 선수협이 수용할 수 없었다. 샐러리캡의 상한선과 하한선의 기준, 각 기준을 위반했을 시에 대한 핸디캡 등도 결정되지 않았다. 샐러리캡에 사치세 명목의 제도가 결합된 제도도 논의되긴 했지만 샐러리캡에 대한 세부 사항은 ‘추후 논의’만 결정이 됐을 뿐이었다. 

샐러리캡 제도가 구단 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중이고 리그의 전력 평준화를 꾀하기 위해 나온 제도다. 하지만 KBO가 도입하려는 샐러리캡은 구단 운영비 절감에 대한 시선이 크다. 고액 연봉 선수들의 급증으로 구단들의 앓는 소리가 몇 년 째 지속되어 왔기에 연봉 총액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운영비를 절감하겠다는 구단의 생각이다.

그러나 이 샐러리캡 역시 선수들의 온전한 권리를 보장하면서 유지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선수협도 이러한 부분을 염려하고 있다. 상한선의 기준보다는 하한선인 최소 소진율을 샐러리캡의 어느 정도로 책정하는지가 제도 도입시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실행위원회의 통보→선수협 이사회의 거부→이사회의 의결, 그리고 다시 선수 총회에서의 결정이 현재까지 구성된 타임라인이다. 오는 12월 2일 모든 선수들이 모이는 선수협 정기 총회가 열릴 예정. 과연 이 자리에서 KBO와 구단들의 제안을 선수협이 받아들이고 대타협을 이룰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