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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밖에 모르는 김헌곤, "부상 없이 전 경기 소화하는 게 목표" [오!쎈 인터뷰] 201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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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경산, 손찬익 기자] "아마도 은퇴할 때까지 스스로 만족하는 시즌은 없겠지만 올 시즌 아쉬움이 크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헌곤은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김헌곤은 올 시즌 114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7리(411타수 122안타) 5홈런 46타점 57득점 10도루를 기록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해마다 목표로 내세웠던 전 경기 출장을 달성하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단다. 

9일 오전 경산 코난 크로스핏에서 만난 김헌곤은 "아마도 은퇴할 때까지 스스로 만족하는 시즌은 없겠지만 올 시즌 아쉬움이 크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공인구의 반발력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고 하지만 이 부분마저 이겨내고 싶었다. 무엇보다 두 차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는 등 전력을 다하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고 덧붙였다. 

김헌곤은 수년째 크로스핏을 소화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훈련 강도가 높지만 효과는 만점이라고 예찬론을 펼쳤다

"몇 년 전 영남대 야구부 후배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크로스핏을 접하게 됐다. 스프링캠프에 가면 훈련량이 많은 조에 속했는데 체력이 부친다는 걸 자주 느꼈는데 크로스핏을 시작한 뒤 캠프 훈련량을 소화하는데 별문제 없었다. 체력이 뒷받침되니까 야구에도 도움이 됐다". 김헌곤의 말이다. 

김헌곤은 이어 "허준환 대표님이 직접 야구 동호회 활동을 하며 야구 선수에게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체감하며 훈련에 접목해 더욱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허삼영 감독은 지난달 4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김헌곤과 구자욱이 팀의 중심이 되어야 할 나이와 위치다. 다음 시즌에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기대한다.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겠다는 움직임이 아주 강하다. 주장 박해민을 도와 좋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헌곤은 "감독님께서 저를 말씀하셨지만 저뿐만 아니라 (우)규민이형, (강)민호형, (이)원석이형, (장)필준이, (박)해민이, (김)상수, (구)자욱이 등 팀원 모두 중심이 돼야 한다는 의미 아닐까. 선배들을 잘 따르고 후배들을 잘 이끄는 게 제 역할"이라고 했다. 

[OSEN=경산, 손찬익 기자] 김헌곤 /what@osen.co.kr

김헌곤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가장 중요하겠지만 팀이 추구하는 방향을 빨리 파악해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허슬 플레이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허삼영 감독은 좌익수 김헌곤과 우익수 구자욱의 수비 위치를 맞바꿀 계획도 내비쳤다. 김헌곤은 "늘 그렇듯 제 자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팀이 추구하는 방향에 따르는 건 당연하다. 우익수를 맡으라면 그것에 맞게 열심히 훈련하면 된다. 포수를 하라면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선수의 역할이자 의무"라고 했다. 

김헌곤은 아내의 명품 내조로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산다. 직업 특성상 시즌 중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다 보니 가족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아내를 원했던 그는 "제가 바라는 이상으로 잘 해줘서 정말 고맙다. 아내 덕분에 야구 외적인 부분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환히 웃었다. 김헌곤은 이어 "운동할 때 진짜 힘든 순간에도 한 번 더 힘을 낼 수 있게끔 해주는 게 가족"이라며 "가족들에게 늘 고맙고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덧붙였다. 

김헌곤은 야구를 시작한 이래 단 한 번도 제대로 쉰 적이 없다. 굳이 꼽는다면 하와이 신혼여행이 유일하다. 그랬던 그가 일탈(?)을 결심했다. 시즌 후 여행과 사진찍기가 취미인 '백작가' 백정현과 함께 킬리만자로산으로 떠난다. 

그는 "지금껏 여행이 제겐 사치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여행 갈 시간에 제 몸을 단련하는 게 더 낫다고 여겼다. (백)정현이형과 이야기를 자주 나누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동안 너무 빡빡하게 살았는데 야구와 동떨어지는 세상을 경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제가 꿈꿔왔던 여행은 유럽의 관광 명소를 구경하는 거였는데 비행기 예약을 마친 뒤 킬리만자로산으로 간다는 걸 알게 됐다. 정현이형이 '아프리카로 생애 첫 여행을 떠나는 건 축복이라고 했다"고 웃어 보였다. 

김헌곤에게 다음 시즌 목표를 묻자 "늘 하는 이야기지만 안 아프고 진짜 건강하게 전 경기를 소화해보고 싶다. 부상 없이 제가 할 수 있는 걸 모두 쏟아붓고 싶다. 그러다 보면 기록은 따라오지 않을까"라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

[OSEN=최규한 기자] 더그아웃에서 타격 자세를 취하는 김헌곤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