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키즈’ 류현진-김광현, 베이징 키즈’ ML 길잡이 될까 2020.01.02
본문
[OSEN=조형래 기자] ‘코리안특급’ 박찬호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사의 산증인이자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다. 박찬호를 보고 자란 ‘박찬호 키즈’들이었던 류현진(토론토)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는 대를 이어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롭게 쓰기 위해 나섰다. 그리고 이들은 이제 자신들을 보고 자란 이른바 ‘베이징 키즈’들에게 길잡이를 해 줄 수 있는 위치가 됐다.
류현진과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등판은 이제 한국 야구팬들의 2020년 최대 관심사가 됐다. LA 다저스에서 2013년부터 활약하며 올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의 성과를 거둔 뒤 당당히 FA 자격으로 4년 8000만 달러의 거액을 받고 이적한 류현진, 그리고 더 이상 꿈을 미룰 수 없었기에 원 소속팀 SK와의 FA 계약기간이 남아있음에도 도전을 택해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 달러 계약을 따낸 김광현이다. 이들은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한국 야구를 평정한 인물들이다.
무엇보다 한국 야구 역사의 한 획을 그었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주역이기도 했다. 이들이 어린시절 박찬호의 미국 무대 활약상을 보고 자란 ‘박찬호 키즈’였던 것처럼, 이제는 류현진, 김광현의 활약상과 금메달 순간을 눈으로 확인한 ‘베이징 키즈’들이 KBO리그 무대를 누비고 있다.
올 시즌 이후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힌 한국 대표 유격수 김하성, ‘바람의 손자’ 이정후(이상 키움), 괴력의 신에 강백호(KT)가 대표적인 ‘베이징 키즈’들이다. 김하성의 경우 ‘키즈’라는 말을 붙이기에는 이정후, 김하성과 비교해 연차가 있지만 베이징 올림픽 당시 갓 중학교에 입학했던 것을 감안하면 폭넓은 범주의 ‘베이징 키즈’라고 부를 수 있다.
류현진과 김광현이 투수, 김하성, 이정후, 강백호 등이 야수로 포지션이 다르지만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 대한 동경의 크고 작음은 따질 수 없다. 류현진은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받는 ‘슈퍼 스타’의 반열에 올라선 상태이고, 류현진의 뒤를 따라 김광현도 고대하던 꿈의 무대를 밟고 힘차게 공을 뿌리기 직전이다.
이들의 활약 여하에 따라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야구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시 한 번 달라질 수 있다.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터들이 KBO리그를 꾸준히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류현진, 김광현의 활약이 더해진다면 한국 야구를 다시 한 번 주의깊게 지켜볼 수 있다.
류현진과 김광현이 어떤 길잡이 역할을 하느냐가 중요해지는 것. KBO리그를 뛰고 있는 선수들도 더욱 꿈의 나래를 펼칠 배경이 만들어진다.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기정사실이고, 이정후와 강백호는 아직 도전 시기가 먼 훗날이긴 하지만 메이저리그에 도전할만한 충분한 재목이라고 평가를 받고 있다.
혹자들은 스타들의 이탈로 KBO리그의 흥행 침체를 걱정하곤 한다. 하지만 더 큰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배들의 발자취를 쫓기 위해 자신의 기량을 더욱 갈고 닦아 리그 수준을 격상시키고 꿈에 도전하는 긍정적인 모습도 그려볼 수 있다.
과연 선배로서 류현진, 김광현이 후배들의 길잡이가 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