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하재훈 예고, 한화 마운드 비밀병기 "투수 주현상입니다" 2020.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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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산, 이상학 기자] “이제는 내야수가 아닌 투수 주현상입니다”.
지난해 KBO리그 최고의 히트상품 중 하나가 SK 마무리투수 하재훈(30)이었다. 미국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일본프로야구, 독립리그까지 외야수로 뛰었지만 SK 지명 후 투수로 포지션을 전향했고, KBO리그 첫 해부터 특급 소방수로 맹활약했다. 36세이브 평균자책점 1.98. 야수에서 투수로 가장 성공적인 포지션 전향 사례가 됐다.
한화에도 제2의 하재훈을 꿈꾸는 선수가 있다. 지난 2015년 내야수로 입단한 주현상(28)이 그 주인공이다. 데뷔 첫 해부터 주 포지션 3루뿐만 아니라 긴급 상황 때 포수 마스크(2경기)까지 쓰며 1군에서 총 103경기를 출장한 주현상이 이제 마운드에 선다. 지난 5일 서산에서 시작된 한화의 신인 및 군제대 선수 캠프에서 투수 훈련을 소화하며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지난 2015~2016년 백업 내야수로 안정된 수비력을 보였던 주현상은 타격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1군 118경기 통산 타율이 2할1푼2리에 그쳤다.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며 실전 공백기도 길어졌다. 지난해 8월 한화에 복귀했지만 내야에선 자리가 마땅치 않았고, 과감하게 포지션 전향을 결심했다.
지난 2015년 입단 때부터 주현상의 강한 어깨를 주목한 정민태 투수코치가 그에게 투수 도전을 권유했다. 정민태 코치는 “아마 시절 구속이 147~148km까지 나왔다. 3루수로 송구할 때를 보면 공이 라이너로 잘 들어갔다”며 “우리 팀에 투수 자원이 부족한 만큼 (투수 전향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한용덕 감독도 “야수를 하다 투수로 전향한 사례가 꽤 있다. 시간을 두고 투수로서 가능성을 보겠다”고 말했다.
주현상은 “팀에 돌아온 후 처음에는 야수를 준비했지만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투수를 권유하셨다.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 대학교 4학년 때 투수를 해본 적이 있다. 대학 때도 스피드가 최고 147km까지 괜찮았고 자신감도 있었다.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난해 마무리캠프 때는 어깨가 안 좋아 재활군에 있었지만 지금은 좋다. 곧 하프 피칭에 들어갈 것이다”고 밝혔다.
6일에는 가볍게 공을 던졌고, 훈련을 마친 뒤 오른팔에 아이싱도 했다. 영락 없는 투수의 모습이었다. 정민태 코치는 “가볍게 테스트를 했는데 랩소도 (측정) 결과를 보니 생각보다 괜찮더라. 몸을 제대로 잘 만들면 145km 이상 던지지 않을까 싶다”고 앞으로 가능성을 기대했다.
주현상은 “아직 정확하게 구속을 재보진 않았지만 볼 회전력이 좋다고 들었다. 컨트롤도 나름대로 안정돼 있다고 생각하지만 변화구 연습을 많이 해야 할 듯하다. 체인지업을 중점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투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다. 폼도 교정을 해야 한다. 올해는 큰 욕심 부리지 않고 2군에서 아프지 않고 꾸준하게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하재훈의 성공 사례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주현상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그는 “나도 (하재훈처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야수도 해보고 싶었지만 이제는 투수로 바꿨다. 투수에 올인하겠다”며 “2015년 신인 때 팬들께서 많이 응원해주셨다.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팬들께서 많이 잊으셨을 것 같다. 이제는 내야수가 아닌 투수 주현상이다. 좋은 투수로 확실하게 각인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