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시즌' 박용택, "우승택으로 선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인터뷰] 202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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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한용섭 기자] LG 박용택(40)은 2020시즌이 선수로는 마지막 시즌이다. 2018시즌을 마치고 박용택은 LG와 2년 FA 계약을 하면서 2020시즌까지 뛰고 은퇴한다고 밝혔다.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신년 하례식이 끝나고 박용택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박용택은 "선수들에게 시무식은 제일 지루하고 싫어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오늘은 전혀 그런 느낌이 없더라. 시무식도 이번이 마지막이구나 생각했다"며 "은퇴하는 시즌까지 우승 한 번 못할 줄은 몰랐다. 꼭 우승을 하고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우승 희망을 드러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상당히 센치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시즌 준비로 운동하고 땀 흘리면 그런 생각 없어지고, 잠자기 전에 마지막 시즌이구나 생각하면 잠도 안 오고 그런다. 시즌이 시작되고 매일매일 야구하면 그런 생각 안 들고 빨리 갈 거 같다. 선수로서 비시즌도 지금이 마지막이다. 1990년 초등학교에서 야구를 시작했다. 하나만 보고 앞으로 갔다. 매일매일 해야 할 것도 정해져 있었다. 올 시즌 끝나면, 모든 것이 미정이다. 생각이 많아졌는데, 비시즌이 상당히 빨리 지나갔다.
▲먼저 은퇴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봤는가.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해주더라. 선수 때가 좋다.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라. 번복하는 것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번복하곤 싶진 않다. 별명 이야기가 나오는데, '우승택'으로 마무리 할 수 있는 그런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 (웃음)
▲데뷔 첫 해 한국시리즈를 뛰었고, 그게 유일한 경험이 됐고 이제 은퇴 시즌이다.
이럴 줄 전혀 생각 못했다. 지금까지 선수로 뛸 지도 몰랐지만, 선수 생활을 우승 한 번 못하고 마지막 시즌이 될거라고는 더더욱 생각 못했다. LG팬은 화도 더 많고, 흥도 더 많은데, 승리보다는 패배에서 그런 것들이 더 많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많이 공감한다.
▲마지막 시즌 준비 과정이 남다를 것 같다.
이전에는 야구를 더 잘하고 싶은 것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작년 부상으로 많이 결장한 시즌이었다. 비시즌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몸에 대한, 건강에 대한 것이다. 야구 어떻게 해야지 보다는 건강하게 1년을 보내야지 생각 뿐이다. 예전 '메트로박' 때 얼굴이 나온 것 같지 않은가. 몸무게는 4-5kg 빠졌다. 2009년 때 85kg 몸무게를 만들고 싶다.
▲기록의 사나이인데,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마음이야 한 (안타)200개 더 채우고 싶지만, 개인적인 뭔가는 없어졌다. 아무 것도 안해도 후배한테 얹혀서 우승만 했으면 좋겠다.(웃음)
▲그렇다면 우승 공약 같은 것을 할 수 있나.
우승을 한다면, 누가 뭐 시키면 다 할 것 같다. 영화배우 하정우가 수상 공약으로 국토대장정 같은 것을 하지 않았나. 전국 야구장 다 걸어서 가보는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실질적으로 우승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보는가.
LG에 19년 있는 동안 올해가 우승 확률이 가장 높다고 본다. 주관적인 생각 말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 우리 전력상 충분히 해 볼 만하다. 19시즌은 우승 전력이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고우석, 정우영, 김대현이 1년 만에 정상급으로 성장했고. 타자들의 전성기는 미국은 20대 중후반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30대 초반에 성적을 내더라. 정근우가 와서 우승 경험과 기운을 전수할 것이고, 감독님도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트윈스 30주년이다. 나 또한 마지막 시즌이라 모든 기운을 쏟아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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