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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부담 될까봐” 마차도 타격 보는 허문회 감독의 신중함 [오!쎈 부산] 2020.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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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애들레이드(호주), 이대선 기자]롯데 마차도가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sunday@osen.co.kr

[OSEN=부산, 조형래 기자] “너무 기대가 크면 안된다. 부담이 될까봐 수비만 잘해달라고 한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28)는 영입 당시 ‘수비형 선수’로 평가를 받았다. 롯데의 내야 안정을 위한 핵심 카드였다. 실제로 지켜본 마차도의 수비력은 기대 대로였다. 스프링캠프부터 연습경기까지 마차도의 수비 움직임을 본 코칭스태프, 선수들 모두 그의 수비력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관건은 과연 외국인 선수로서 최소한의 생산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였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이 마저도 기우인 듯 하다. 수비력 못지 않은 타격 능력도 날카롭고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 마차도는 ‘누가 나를 수비형 선수로 부르는가!’라고 시위를 하듯 연습경기 및 자체 청백전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현재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및 청백전 13경기에서 타율 3할3리(33타수 10안타) 2홈런 5타점 8득점의 기록 중이다. 지난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도 3타수 2안타 1득점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수비형 선수라고 데려왔는데 공격까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다면 롯데로서는 금상첨화. 내야 안정은 물론 중심 타선 및 하위 타선에서의 연결고리도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 마차도 스스로도 스프링캠프 당시 “타격도 뒤처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자신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기대 이상의 타격 실력을 과시하고 있는 마차도를 바라보는 허문회 감독의 심정은 어떨까. 내심 흐뭇할 수도 있지만 선수가 들뜨지 않고, 부담을 가지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허문회 감독은 마차도의 타격에 대해 “일단 지금은 잘하고 있다. 배팅 연습때도 좋다. 생각보다 좋은 것 같다. 잘하면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로도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하지만 이내 “호주 팀과 자체 청백전만 치렀다. 국내 팀들과 연습경기를 해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며 섣부른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지난해 최다 실책(114개)의 오명을 극복하기 위한 롯데의 승부수가 마차도인만큼 본연의 업무인 유격수 수비를 먼저 생각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허 감독은 “지금 잘한다고 또 너무 기대가 커지면 안될 것 같다. (선수에게) 부담이 될까봐 그렇다. 일단 마차도에게는 웃으면서 ‘수비만 잘 해달라’고 한다”고 전했다.

과연 마차도는 내야 안정의 핵심이자 타선의 복덩이로 거듭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