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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고 미안해" 고개 숙인 '복덩이' 호잉, 짠한 작별 인사 202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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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민경훈 기자] 한화 제라드 호잉 /rumi@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2년 전 한화의 가을야구를 이끈 ‘복덩이’ 제라드 호잉(31)이 결국 시즌 도중 팀을 떠난다. 2018년 가을야구의 추억을 선사한 호잉도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한화와 작별했다. 

한화는 22일 새 외국인 타자로 메이저리그 출신 외야수 브랜든 반즈와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호잉에 대해선 KBO에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한화는 지난 14일 18연패를 끊은 뒤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대대적인 팀 쇄신을 선언했고,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던 호잉을 떠나보내기로 했다. 

호잉은 지난 2017년 12월 한화와 총액 70만 달러에 계약하며 한국 야구와 첫 인연을 맺었다. 2018년 첫 해 호잉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야구 전문가들로부터 ‘중도 퇴출’ 1순위로 꼽혔다. 극단적인 오픈 스탠스로 약점이 뚜렷한 타격폼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즌 개막전 첫 타석에서 시프트를 깨는 기습 번트로 첫 안타를 신고하며 ‘복덩이’ 탄생을 예고했다. 

[OSEN=고척,박준형 기자]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개막전 경기,2회초 무사 1루 한화 최재훈의 타석때 1루 주자 호잉이 도루성공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우려를 깨고 빠르게 적응한 호잉은 강한 어깨와 폭넓은 범위로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다. 한 베이스 더 뛰는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로 팀 체질을 바꿔놓았다. 찬스 때마다 결정타로 해결하는 클러치 히팅도 빛났다. 대전에서 둘째 딸을 낳을 만큼 호잉과 그의 가족 모두 한국 생활에 만족했다. 

2018년 팀 내 최다 142경기를 뛴 호잉은 타율 3할6리 162안타 30홈런 110타점 23도루 OPS .942로 활약하며 꼴찌 후보였던 한화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10년 암흑기를 끊어낸 복덩이로 찬사를 받았다.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의 ‘멘토’ 역할까지 할 정도로 팀에 대한 애정이 넘쳤다. 선한 미소와 젠틀한 매너까지, 모두에게 사랑받은 복덩이였다. 

2019년에는 몸값이 두 배나 뛰어올라 140만 달러에 한화와 재계약했지만 첫 해만큼 강렬한 임팩트는 없었다. 124경기에서 타율 2할8푼4리 135안타 18홈런 73타점 22도루 OPS .800. 성적이 하락했으나 시즌 막판 발목 피로 골절을 참고 뛰는 엄청난 투지를 보였다. 한용덕 전 감독은 “팀을 생각하는 마음은 용병이 아니다. 우리 선수”라며 고마워했다. 

[OSEN=대전, 이대선 기자]경기 종료 후 한화 호잉이 시상자로 나선 가족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sunday@osen.co.kr몸값이 115만 달러로 깎였지만 한화와 동행을 이어간 호잉, 그러나 3번째 시즌은 완주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부터 약점이 드러난 타격에 한계를 보였고, 팀이 18연패로 추락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삼진을 당한 뒤 헬멧을 벗어 던지는 등 예민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 현장에선 타순을 조정하거나 휴식을 주며 반등하길 기다렸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34경기 타율 1할9푼4리 4홈런 14타점 5도루 OPS .577.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55명 중 유일한 1할대 타율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 

호잉은 22일 대전에서 대구로 향하는 원정길에 선수단과 함께 이동했지만, 반즈와 계약이 예상보다 빠르게 완료지면서 대구 도착 후 웨이버 공시 통보를 받았다. 반즈와 계약 발표를 며칠 뒤로 미루면 호잉이 몇 경기 더 뛸 수 있었지만, 한화 구단은 모른체 시간을 끄는 것보다 빨리 알려주는 게 예의라고 판단했다. 구단과 면담을 가진 호잉은 23일 선수단에 작별 인사를 건넨 뒤 짐을 꾸릴 예정이다. 

호잉은 구단과 면담 자리에서 “3년간 팀에서 많은 기회를 줬는데 미안하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정이 많이 들었다. 잊지 못 할 추억을 남겨줘 고맙다”는 진심을 전했다. 

비록 끝은 아쉬웠지만 호잉은 무려 11년 만에 한화의 가을야구를 이끈 주역이었다. 한화에 가을야구 추억을 남기고 떠나는 호잉의 앞날에 행운이 깃들길 바란다. /waw@osen.co.kr[OSEN=대전, 최규한 기자]7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 한화 호잉이 3루타를 치고 3루에 안착해 전형도 코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