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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염경엽 감독, ‘착실한 재활, 복귀 시동’ 2020.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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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감독은 극한직업이다. 극도의 긴장과 몰입이 임계에 이르렀을 때, 마치 허공 중의 연줄이 툭 끊어지는 것 같은, 뜻밖의 일이 간혹 발생할 수 있다. 백인천과 김인식 등 예전에 예기치 못한 신체의 부자유스러움을 겪은 지도자들에게서 그런 징후를 찾아볼 수 있다.

드문 사례이지만 염경엽(52) SK 와이번스 감독이 경기 도중 쓰러져 주위를 놀라게 했던 일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일본 바둑계를 평정했던 조치훈 프로기사는 과거 ‘목숨을 걸고 둔다’고 했지만, 프로야구 감독도 이쯤 되면 목숨을 걸고 승부를 한다고 해야겠다.

염경엽 감독이 덕 아웃을 떠난 것이 지난 6월 25일이었다. 그로부터 40일 남짓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선장을 잃은 SK는 좀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여전히 바닥권에서 헤매고 있다. 구심점이 없는 팀의 지리멸렬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라운드를 떠난 뒤 염경엽 감독은 인천 길병원과 중앙대병원에서 3주 정도 입원 치료를 거쳐 현재 나름대로 복귀를 위한 재활에 열중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의 근황에 대해 손차훈 SK 구단 단장은 “주중에는 절이나 이런 데 가서 산도 타고 재활을 하신다. 주말에는 집에 머무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염경엽 감독은 원래 절에 자주 다녔다고 한다. 그래서 퇴원 뒤 인연이 있는 스님들이 있는 절에 며칠씩 머물면서 심신을 추스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애초에 염 감독이 입원했을 때 병원 측에선 두 달가량 안정을 취하도록 권유했다. 이제 그 시한이 돼가고 있다.

자연스레 염 감독의 거취가 주목된다. 과연 그라운드에 언제쯤 복귀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간다. 그와 관련, 손차훈 단장은 “현재로선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다. 안정이 되면 당연히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원론적인 언급을 하면서 “두 달이 지난 시점에서 병원 진료 결과를 지켜보고 염 감독을 만나 (복귀) 의지 등 얘기를 들어보고 판단할 것이다.”고 밝혔다.

정리하자면, 염 감독이 제대로 회복을 하고 병원 진단도 긍정적이면 다시 현장에 서도록 한다는 것이다. 염 감독은 아주 예민하고 세심한 성격이다. 식사량도 너무 적다는 게 그를 지켜본 주변의 얘기다. 넥센 히어로즈 감독 시절에도 그랬다. 이번 현장 이탈도 전력이 약화된 팀을 이끄느라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 주원인이었다.

염경엽 감독의 별명은 ‘염갈량’이다. 옛 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승상 제갈공명의 지혜를 빗대 주변에서 붙여준 것이다.

『삼국지연의』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중원 회복의 염원을 품고 후출사표를 던진 제갈량이 위나라 사마의 진영에 결전을 촉구하는 사자를 보냈다. 그 사자에게 사마의가 넌지시 물었다. “공명(제갈량)께서는 요사이 침식이 어떠하시며, 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신가?”

그 사자가 곧이곧대로 이르되, “승상께서는 아침 일찍 일어나시고 밤에 늦게 주무시며, 곤장 20대 이상의 형벌은 모두 친히 처결하시며, 잡수시는 음식은 하루에 몇 홉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마의가 그 말을 듣고는 “공명이 먹는 것은 적고 하는 일이 많으니, 이러고서야 어찌 오래갈 수 있겠느냐?”고 수하 장수들에게 말했다. (『황석영 삼국지』에서 부분 인용)

염경염 감독은 김성근 감독처럼 치밀하고 모든 일을 직접 일일이 챙겨야 직성이 풀리는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자신의 건강을 잘 챙겨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염 감독이 현장에 복귀한다면, 삼국시대 ‘제갈량의 고사(古事)’를 헤아려볼 필요가 있다.

입원 뒤에 염 감독에게 안부를 전하자 그가 이런 문자를 보내왔다. “항상 따뜻한 관심 감사드립니다. 야구가 정말 어렵습니다. 몸 추스르고 뵙겠습니다.”

그의 현장 복귀 의지는 의심할 나위 없이 강하다고 봐야겠다. 염경엽 감독이 순조로운 재활을 거쳐 심신의 안정을 되찾아 건강한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다시 설 수 있기를 바란다.

/홍윤표 OSEN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