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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을 때 말하고 싶었다" 허경민, 2군 코칭스태프와 동료에 감사 인사 20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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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민경훈 기자]6회말 1사 주자 3루 두산 허경민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올리고 있다./ rumi@osen.co.kr

[OSEN=잠실, 이종서 기자] "허경민 선수가 온 덕분에 어린 선수들이 참 많이 배웠어요." (두산 박철우 퓨처스 감독), "도움이 됐다면 제가 더 감사하네요." (두산 허경민)

허경민(30・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개인 훈련 중 공에 맞아 코가 골절됐다. 재활에 시간이 필요했고, 호주와 일본에서 진행된 1군 스프링캠프 대신 대만 퓨처스리그 캠프에서 시즌 준비를 했다.

최근 몇 년과는 달리 신인급 후배들과 함께 시즌을 준비했지만, 허경민은 올 시즌 60경기에서 타율 3할6푼9리 4홈런 33타점으로 리그 최고의 타자로 시즌을 보내고 있다. 특히 7월 나선 22경기에서는 모두 출루하며 83타수 41타안타로 타율 4할9푼4리를 기록해 생애 첫 월간 MVP에 올랐다. 허경민은 "야구하면서 이렇게 월간 MVP를 받을 줄 몰랐다"라며 "상상이 현실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고의 한 달을 보낸 결실을 이야기한 자리에 허경민은 고마운 사람들을 떠올렸다. "야구를 잘하면 이야기하려고 했다"라고 조심스럽게 운을 뗀 허경민은 "시즌을 앞두고 코뼈를 다쳐서 2군에 계시는 감독님, 코치님, 동료들이 올 시즌 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다. 덕분에 기대하지 않았던 성적이 나오고 있다. 잘했을 때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오늘이 그 자리인 것 같다. 대만에 갔던 선수들, 훈련을 도와줬던 직원 분들께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꼭 보답하겠다"고 허경민이 고맙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퓨처스에서는 오히려 '허경민 효과'에 고마움을 전했다. 박철우 퓨처스 감독은 "허경민이 2군에 온 덕분에 선수들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교과서적인 수비를 비롯해 훈련 모습만 봐도 많은 도움이 되는 선수다. 또 생활 태도에서도 배울 점이 많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퓨처스리그 선수들 역시 허경민의 훈련을 보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입을 모았다.

허경민은 "그동안 잘한다고 거들먹 거리지 말자는 마음으로 했다. 동생들이 있어서 안 하는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 평소했던 것을 했다. (어린 선수들이) 어떤 모습을 성장할 지 갈림길이 되었을 때 내 모습이 도움이 됐다면 감사하다"고 오히려 인사를 전했다.

허경민의 겸손함은 '기록 경쟁'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나왔다. 허경민은 현재 리그 타율 3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페이스가 떨어진 만큼, 오름세가 찾아온다면 다시 한 번 경쟁에 불을 지필 수 있게 된다. 허경민은 "이런 타율을 기록했던 것이 시범경기밖에 없어서 낯설기는 하다"고 미소를 지으며 "최대한 기록을 안 보려고 한다. 낮은 타율을 기록해도 안 보듯 나도 안 보려고 한다. 안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라며 기록보다는 매 타석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