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클린베이스볼 입니다.

NEWS

[오!쎈 인터뷰] '17S' 정우람 "1구에 혼을 담아 던지죠" 2018.05.22

본문

201805211731778536_5b02df862241c.jpg

[OSEN=한용섭 기자] 한화 이글스가 2018시즌 초반 비상하고 있다. 21일 현재 26승 19패, SK와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5월에 순위표 2위에 오른 것은 2008년 이후 무려 10년 만이다.

달라진 한화는 한용덕 신임 감독의 지휘 아래 선수단 모두가 자기 역할을 100% 이상 수행한 덕분이다. 특히 팀 평균자책점이 4.36으로 1위다. 그 중에서도 불펜 평균자책점은 3.25로 압도적인 1위. 불펜의 중심에는 세이브 1위 정우람이 있다. 21경기에 등판해 1승 17세이브, 평균자책점 0.92를 기록 중이다. 구원 실패는 딱 1번. 최근 11경기 연속 세이브다.

"9회 정우람이 등판하면 편안하게 야구를 본다"는 한용덕 감독은 "마무리 정우람이 있어 불펜 전체가 힘을 받고 있다. 든든한 마무리가 뒤에 버티고 있으면 앞의 투수들이 편안하다. 내가 잘못해도 누군가 해준다고 생각하고,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준다"고 칭찬했다.

지난 주말(19일), 3일 연속 투구로 휴식이 예정된 정우람과 인터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늘 휴식이다. 등판하지 않는다면 조금 느긋하게 경기를 보는가.

▲(미리 휴식이라고 결정돼 있지만) 경기를 보는 것은 선수 입장에서는 긴장하면서 보게 된다.

-등판하지 못하는 날, 경기가 박빙으로 흘러가면 마음은 어떤가.

▲마무리 투수라는 게 많이 나갈 때가 있고, 어떨 때는 (경기 상황상) 오래 못 나가는 경우도 있다. 쉬는 날 자체가 없었다. (SK 시절) 어렸을 때는 4연투, 5연투도 해봤다. 현대 야구가 점차 관리 야구가 자리를 잡는 것 같다. 내가 등판하지 않아도 이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등판하지 않아도 우리 팀이 이기면 마음이 편하다. 내가 자리를 비울 때도 팀이 잘 되면 더 좋다.

(19일 한화는 2-1로 앞선 9회말 1사 1,3루 위기에서 서균이 등판, 병살타로 승리를 지켜냈다)

-4연투, 5연투를 해봤다고 했는데, 언제쯤인가.

▲음, 10년은 된 거 같다. 지금까지 큰 부상은 아니지만, 팔 부상은 조금씩 있으면서 야구를 해 왔다. 올해는 관리를 많이 받고 있다.

-지금은 이틀 40구 이내, 최대 3연투 등 관리받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경기 수가 많이 늘어났고, 각 팀마다 투수층이 두텁지 않은 것 같다. 필승조가 2-3명 딱 갖춰진 팀이 별로 없는 것 같다. 팀마다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아야 하고. 10개 구단으로 늘어나면서 투수층이 얇아졌다. 144경기 체제에서 관리는 필요한 거 같다. 당연히 컨디션 유지에 많이 도움이 된다.

-올해 너무 잘 하고 있다.

▲성적은 초반이라서, 아직 100경기 정도 남아 있다. 갈 길이 멀다. 사실 직구 구위는 지난해 후반기 더 좋았다. (그것을) 계속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 것이 경기력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직구 구위가 100%가 아니기에) 마운드에서 계속 긴장하고 집중한다. 좋았을 때 모습을 찾으려 하고, 잡생각을 없애고. 그런 것들이 타이트한 상황에서 긴장감을 해소할 수 있는 것 같다. 팀 성적도 좋게 나오면서 나한테 (세이브) 기회가 많이 오고, 운이 많이 따르는 것 같다.(웃음)

201805211731778536_5b02df8676be9.jpg

-작년 후반기가 구위가 더 좋았다는 것인가.

▲지금도 컨디션은 좋다. 하지만 직구 구위는 작년이 더 괜찮았다. 그런데 그때는 체인지업이 잘 안 됐다. 지금은 구위보다는 체인지업, 투심이 좋다. 슬라이더도 상황에 따라 던지고 있다. 솔직히 100% 구위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금 직구 구속이 140km 정도 나온다. 조금 떨어진 것 아닌가.

▲조금 더 나올 때도 있다. 그런데 구속이 더 나오면 힘이 많이 들어간다. 제구에 안 좋다. 볼 스피드는 신경 안 쓴다. 연투를 하면, 3연투 하거나 투구수 많아지면, 1~2km는 덜 나오기도 하더라.

-직구 구속이 빠르지도 않은데도 타자를 압도하고 있는데.

▲압도한다고는 생각 안 한다. 공 하나하나에 엄청 신경 쓰고, 머리 쓰면서 던진다.(웃음)

-스스로 엄청 집중하고 노력한 결과일거다. 그래도 옆에서 보면 140km 직구로 타자를 요리한다. 비결이랄까. 무엇이 잘 되는 걸까.

▲그게 참, 말하기가 애매하다. 선수 본인의 느낌, 경험, 순간 대처, 판단인데. 내가 말로 설명한다고해서 남들이 따라 하기 힘들고, 선수 각자의 노하우랄까.

비결이라기 보다는 기본적인 부분에 신경을 쓴다. 마운드에서 공 던지는 것 외에 준비해야 할 것을 우선시하고 신경쓴다. 결과가 좋거나 나쁘거나 신경쓰지 않고, 순간순간 느낌대로 경기를 운영하자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게 정답이라고 본다.

-불펜에서 어떻게 몸을 푸나. 몇 개 정도 던지고 올라가는가.

▲70~80% 힘으로 직구와 변화구를 체크하면서 던진다. 불펜은 100%를 위한 준비과정이다. 불펜에서 100%로 던지는 것은 10개 이내, 70%~80% 정도로 15개 정도 던진다. 총 20개 정도 던지고 올라간다.

201805211731778536_5b02df86bf12d.jpg

-한용덕 감독이 9회는 편안하게 본다고 했는데.

▲결과가 잘 나와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다. 믿어주시니 선수로서 힘이 더 솟고, 보답하기 위해서 작은 것까지 잘 준비하게 된다. 좋은 원동력이 된다.

-2011년, 2012년 성적이 좋았다. 지금과 비교하자면 어떤가.

▲체인지업이 날카로웠을 때 성적은 좋았던 거 같다. 야구는 계속 변한다. 내 몸도 변하고, 내 스타일도 변하고. 기록적인 것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평균자책점도 신경 안 쓰고 있다.

어렸을 때는 '투수는 평균자책점이다'라는 말에 의식했지만, 의식하면 잘 안되더라. 지금은 생각 안 한다. (지금 0점대 평균자책점이) 앞으로 더 낮아질 가능성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훨씬 더 많다. 내가 압도적인 구위를 지닌 투수가 아니라,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 투수라서 더 그렇다.

단지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는 것. 내가 빠져서 공백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팀이 이기는 데만 집중한다. 내 점수를 주더라도 ,팀 승리는 꼭 지키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목표는 부상 없기, 팀 승리 지키기. 2가지다.

-올해 야구하기 편할 것 같다. 관리 받는 측면에서.

▲장단점은 있다. 우리 팀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 성적이 좋으면 갈수록 힘든 일도 생긴다. 선수들이 잘 캐치해서 지혜롭게 준비해야 할 것도 많다. 팀이 하위권이면 편한 것도 있다. 부담이 없으니까(웃음). 성적 나오면 치열한 순위 싸움, 지켜야 할 것, 우리가 풀어야 할 것들이 생긴다.

-한화 팬들의 가을야구 기대가 크다. 팬들의 기대치에 한마디 한다면

▲우리 선수들이 지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한화 팬들의 사랑이라고 본다. 많이 응원해주시고, 찾아와주시고. 우리가 그 동안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음에도 묵묵히 응원해주신다. 지금 1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응원을 받고 있다. 선수들이 항상 그것을 첫 번째로 생각하고,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뛴다.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앞으로 매 경기 더 열심히 할 것이다. 결과는 하늘이 알겠지만, 좋은 기운이 우리에게 올 수 있도록 끝까지 잘 해보겠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