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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정(情)’ 이대호가 꼽은 상승세의 원동력 201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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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캡틴’ 이대호(36)는 시즌 초반, 그라운드에서 먼저 보여주기를 원했다. 하지만, 개막 이후 팀 전체가 빠진 극심한 슬럼프로 인해 본의 아니게 마음고생이 심했다. 이대호라는 이름값이 주는 무게감으로 인해 설왕설래가 많이 오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이대호가 이끄는 롯데가 그대로 주저앉지는 않았다. 개막 7연패 등 첫 11경기에서 1승10패로 시작한 시즌, 승패 마진이 –9까지 추락했지만 현재 롯데는 이를 모두 만회했다. 이후 23경기에서는 21승11패의 놀라운 승률로 21일 현재, 22승22패 5할 승률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롯데의 시즌은 다시 시작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대호는 시간이 지나고 개막 이후 슬럼프에 빠졌던 시기들을 되돌아봤다. 그는 “초반에는 너무 안 좋아서 저희들은 물론 팬 분들도 당황했을 것이다. 분위기가 좋았는데 계속 지다보니 연패 이어졌다. 연패 할 때는 제가 못 치면서 지다보니 부담도 많이 가졌다” 회상했다.

그러나 부진이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분명, 이대로 끝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팀 분위기를 좋게 가다보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빠른 시일 내에 올라왔다”는 것이 이대호의 말. 실제로 개막 초반 부진에도 롯데의 팀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다만, 경기력으로 녹여내는 것이 쉽지 않았을 뿐. 분위기가 경기력으로 이어지기 시작하자 팀은 다시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대호는 팀 분위기와 함께 상승세로 돌아서기 시작한 현재, ‘믿음의 기운’이 팀을 휘감아 돌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선발 투수들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실점이 없다보니 타자들도 점수를 내기 시작했다. 불펜들도 잘 막아주니 타자들이 3~4점만 내도 승률이 좋아졌다”면서 “믿음이 중요한 것 같다. 투수들도 야수들을 믿고 야수들도 투수를 믿어야 선발들도 5~6회만 막으면 뒤의 투수들이 막고 타자들이 점수를 내줄 것이라고 점수 조금만 내주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 한다. 6회까지 점수만 유지하다보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편안하게 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롯데를 가을야구로 이끌었던 후반기의 느낌과 비슷한 것이 올 시즌 초반의 롯데다.

또한 롯데의 상승세 속에는 믿음의 힘 외에도 ‘새얼굴’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FA로 합류한 이대호와 동갑내기 채태인과 민병헌, 2차 드래프트로 합류한 오현택, 이병규 등이 적재적소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해주면서 롯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적생들이 많아지면 팀 분위기도 새롭게 바뀌거나 어수선해지기 마련. 특히나 모두 베테랑들이었다. 이런 베테랑들이 팀에 융화될 수 있게끔 만드는 것도 터줏대감 이대호의 몫이었다.

“사실 (채)태인이는 부산 사람이기 때문에 팀에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병규나, (오)현택이, (민)병헌이 등이 어떻게 적응하느냐가 문제였다”면서 “하지만 팀 모두가 즐겁게 야구 하고 있다. 특히 (이)병규는 LG 때보다 밝아 보여서 보기가 좋다. 팀에 고참들이 많다보니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감독님이나 코치님들도 다른 팀에서 왔다고 다 같이 챙겨주시니까 재밌게 야구를 하는 것 같다”고 말하는 이대호다. 롯데 선수단 전체의 정(情)이 이적생들을 품고 제 기량을 발휘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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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의 기량은 이미 정점이다. 오히려 전성기보다는 퇴보하고 있다는 것이 정확할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현대 타율 3할6푼1리 10홈런 4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45의 기록을 남기고 있는 것은 이제는 팀을 위한 ‘백의종군’ 때문이다. 이대호는 “4안타, 홈런 2개씩 때려도 팀이 지다보면 그냥 졌다는 생각만 든다. 하지만 내가 못 쳐도 다른 선수들이 잘 쳐서 이기면 그게 더 기분이 좋다. 야구는 혼자 운동이 아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면서 줄곧 강조하는 이대호다. 다만, 개인적인 목표라면 팀과 끝까지 함께하고 싶다는 것. 그리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는 것.

그는 “다치지 않고 팀 선수들과 함께 이끌어 갔으면 좋겠다. 다치면 팀에서 이탈해야 한다. 경기를 안 뛰더라도 제가 벤치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시즌 끝나고 같이 웃었으면 좋겠다”면서 “100게임이 남았기 때문에 차근차근 승리를 쌓아가면서 위의 팀들 따라갈 것이다”고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