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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구심점' 오재원이 보여주는 캡틴의 정석 2018.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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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종서 기자] “100점짜리 주장이죠.”

오재원(33·두산)은 올 시즌 두산의 주장이 됐다. 지난 2015년에 이은 두 번째 캡틴 자리다. 오재원이 주장을 처음 맡았을 당시 두산은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 두산은 89경기에서 59승 30패로 2위 한화(53승 38패)에 7경기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선수 대부분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잦은 접전 속 힘을 하나로 모은 구심점 역할을 한 오재원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18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와 후반기 첫 경기를 내주며 2연패에 빠져있던 두산은 8회 극적인 스리런 홈런이 나오면서 역전에 성공해 후반기 첫 승을 거뒀다. 홈런 주인공은 오재원이었다. 오재원은 전날 두산의 추격 흐름을 끊어낸 오현택의 슬라이더를 완벽하게 공략했다. 경기를 마친 뒤 "오현택의 주무기가 슬라이더라 슬라이더를 노렸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오재원은 타율 2할3푼7리로 데뷔 이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만큼 올 시즌 반등을 위해 남모를 땀을 흘렸다. 사비를 들여 미국에서 개인레슨을 받는 등 절치부심했다. 효과는 좋았다. 올 시즌 84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 9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장타율이 상승하면서 상대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타자가 되고 있다.

수비에서도 오재원은 두산의 중심을 잡고 있다. 경기 중 오재원은 내야수들과 끊임없이 소통한다. 호수비 뒤 박수를 보내기도 하고, 타자의 타격 전에는 수비 위치 미세 조정도 한다. 가끔은 집중력 잃은 동료에게는 강한 질책을 하기도 한다.

조성환 수비 코치는 "두산 내야가 정말 잘하고 있다. 특히 지시를 내리기 전에 선수끼리 합을 맞추고 벤치의 뜻대로 수비 대형을 갖출 때가 많다"고 감탄했다.

허경민은 "가끔 수비에서 실수를 하면 혼나기도 한다. 예전에는 내꺼만 하자는 생각을 했었지만, 이렇게 지적을 해주면서 더 집중할 수 있고, 안보였던 부분을 볼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허경민은 "정말 그라운드와 벤치에서 많이 힘을 넣어주고 있다"라며 "100점짜리 주장이다. 다른 팀에서 볼 때 미워 보인다면, 그만큼 우리 팀에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시즌 초반 김재호가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을 때 오재원은 꾸준히 경기에 나와 수비 중심을 잡았다. 김태형 감독은 "팀 사정상 계속 해서 나가는데 아마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 것"이라고 안타까움과 미안함의 마음을 이야기했다. 두산 관계자도 "훈련이 끝난 뒤에 오재원에게 다가가면 지친 모습으로 누워있을 때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의 흐뭇함은 당연하다. 김태형 감독도 "오재원이 예전보다 많이 성숙한 태도로 팀을 이끌고 있다. 아무래도 첫 주장을 맡았을 때는 본인 FA가 걸렸던 만큼 많은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팀 전반을 돌아보면서 주장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오재원의 '리더십'에 박철우 벤치 코치도 고마움을 전하기는 마찬가지. 박철우 코치는 "솔선수범해서 미리 분위기를 잡아준다. 아무래도 나는 코치 입장이기에 선수들이 어려울 수 있는 부분도 있는데, 주장이 직접 나서주면서 분위기를 좋게 유지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