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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5강행 토너먼트, 시작은 '계산 서는 야구' 201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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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매 경기가 지면 탈락하는 토너먼트와 같은 경기들을 치르고 있다. 목표는 5강. 주축 손아섭은 5강을 향한 후반기 레이스를 앞두고 "지면 떨어지는 토너먼트라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는 각오를 전했다.

롯데의 5강행 토너먼트의 결과는 그리 나쁜 편은 아니다. 실제로 패하면 탈락으로 연결되는 토너먼트는 아니다. 그러나 5위 LG부터 롯데가 위치한 8위까지 승차는 단 2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촘촘하게 붙어 있는 순위 싸움이다. 현 시점에서 패할 경우 여파는 좀 더 크게 다가온다. 기복 없이 꾸준하고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팀을 다져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안정적인 경기력의 바탕은 '계산 서는 야구'에서 시작된다.

현장의 감독들이 가장 원하는 야구는 투타의 조화를 이루는 완전무결의 야구다. 그러나 완전무결점의 야구를 펼치는 것은 1년 144경기 중 손에 꼽을 정도다. 그렇다면 그에 가까운 야구를 펼쳐야 하는데, 현장에서 차선으로 꼽는 것이 바로 '계산이 서는 야구'다. '이 정도는 해줄 것이다'는 감독의 생각을 그라운드의 선수들이 이행해주는 것이 운영의 방식이다. 승리 공식에서 변수가 등장하지 않아야 한다.

최근 10경기 6승4패, 지난 주 4승1패로 상승 무드로 올라선 롯데. 과연 계산대로 그 결과가 도출됐다고 말할 수 있었을까. 엄밀히 말하면 롯데의 현재 야구는 계산하는 것이 쉽지 않다. 변수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안정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지난 12일 잠실 두산전이 대표적. 타선이 두산 선발 유희관을 제대로 공략하면서 5회까지 11점을 뽑았다. 하지만 '계산 서는 야구'의 상수가 되어야 할 선발이 상수가 되지 못하고 치명적 변수가 됐다. 김원중이 4회까지 2실점한 것은 계산에 포함된 영역. 하지만 5회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대거 6점을 헌납했고 5회말이 종료됐을 때 11-8까지 쫓기게 된 것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김원중에 대한 과도한 믿음이라고 비난할 순 있지만 어디까지나 결과론이다. 경기 중반 9점 차에서 팀 승리가 위험할 정도로 무너질 선발 투수는 많지 않다. 결국 이러한 추격 흐름이 불펜 운영과 계산에도 영향을 미쳤고 대승의 분위기가 12-11, 1점 차 진땀승으로 바뀌었다.

지난 2일 광주 KIA전도 마찬가지. 타선이 1회초 대거 5점을 뽑았지만, KIA 상대로 강세를 보였던 브룩스 레일리가 1회말 고스란히 5점을 헌납할 줄은 누가 알았을까. 조원우 감독도 "1회 5점을 내면서 쉽게 가는가 싶었는데 레일리가 1회말 똑같이 5점을 허용하면서 '오늘도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며 당시의 경기를 되돌아봤다. 9-6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계산이 망가진 경기에서 코칭스태프는 머리를 싸맬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 1위(3.19)다. 후반기 구승민(11경기 2승 5홀드 평균자책점 0.77)을 필두로 한 불펜진이 역할을 해주고 있다. 오현택이 다소 부진하지만 구승민과 고효준, 이명우, 진명호 등이 괜찮은 활약을 보여주고 마무리 손승락도 전반기에 비해선 안정적이다. 후반기 들어서 중후반 경기 운영은 계산이 선다.

그러나 경기 중후반에 놓을 수식도 경기 초반, 선발진이 밑바탕 돼야 한다. 선발진이 무너질 경우 계산 과정과 결과 모두 엉망진창이 되어버릴 것이다. 결국 선발진이 계산을 서게끔 만들어줘야 한다. 불펜의 안정에 비해 선발진은 후반기 여전히 평균자책점 5.96에 그치고 있다. 김원중은 기복을 거듭한 끝에 공식을 만들지 못하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를 기약하게 됐다. 레일리는 4승을 거뒀지만 평균자책점 5.40(30이닝 18자책점)으로 안정과는 거리가 멀다. 펠릭스 듀브론트가 그나마 5경기 3.52(30⅔이닝 12자책점)의 평균자책점으로 공식을 만들고 있다.

이제 아시안게임 휴식기까지 단 3경기. 모든 팀이 그러하듯 롯데도 총력전을 선언했다. 그리고 총력전으로 진행될 '5강행 토너먼트'에서 계산이 확립된 안정적인 야구를 하기를 원하고 있다. 안정적인 상승세의 바탕을 만들고 현장간의 믿음을 쌓는 데에는 '확실한 계산'만큼 좋은 요소는 없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