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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쎈 현장] 스펜서 감독이 밝히는 ‘화수분’ 넥센의 육성비법 2018.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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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화성, 서정환 기자] 마르지 않는 샘이 따로 없다. 넥센은 어떻게 매년 2군에서 주전급 유망주가 쏟아지는 것일까. 그 비결이 궁금해 화성으로 향했다.

화성 히어로즈는 14일 화성베이스볼파크에서 벌어진 ‘2018시즌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LG전에서 11-4로 승리했다. 2연승을 달린 3위 화성(36승32패7무)은 5위 LG(30승40패7무)와 시즌 맞대결에서 9승 1무로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고척돔에서 불과 40km 떨어져 있지만 화성구장의 분위기는 1군과 전혀 달랐다. 고속도로에서 벗어나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면 비포장 도로로 쌓인 구장이 나온다. 주변에 편의시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커피 한 잔을 마시려 해도 차를 타고 나와야 했다. 화성구장 외야는 논두렁과 비닐하우스가 반겼다. 홈런타구로 ‘젖소’를 맞춰 별명이 젖소가 됐다는 장영석의 말이 현실로 와 닿는 순간이었다.

외부와 단절된 화성구장은 야구를 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경기가 끝난 선수들은 샤워와 식사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이후 숙소 옆에 마련된 웨이트 트레이닝룸, 실내체육관에서 저마다 나머지 훈련을 했다. 심심해서 할 것이 없다보니 선수들이 알아서 훈련에 임하는 분위기였다. 그나마 유부남 선수들은 집에서 출퇴근을 했지만, 숙소에 사는 총각 선수들은 더 열심히 훈련했다. 넥센에서 유독 젊은 유망주들이 쏟아지는 이유가 아닐까.

올 시즌에도 넥센은 ‘화수분 야구’를 펼치고 있다. 시즌 초반 ‘캡틴’ 서건창이 허벅지 부상으로 네 달이나 자리를 비웠다.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부동의 2루수가 빠졌다. 하지만 2년 차 김혜성이 나타나 자리를 메웠다. 뛰어난 수비로 정평이 나 있던 김혜성은 타격까지 눈을 떴다. 현재 타율 2할8푼을 치는 김혜성은 강백호와 함께 강력한 신인상 후보다.

이정후와 박병호까지 다쳤다. 이 때 김규민이 나타나 맹타를 휘둘렀다. 시즌 중반부터는 송성문이 등장해 갑자기 홈런포를 가동하고 있다. 계속 껍질을 벗는 양파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넥센의 유망주 팜이다.

쉐인 스펜서 2군 감독에게 비결을 물었다. 넥센은 왜 2군을 잘 키울까. 스펜서는 “그게 내가 하는 일이다. 선수들이 잘하도록 하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일이다. 기술적인 부분뿐 아니라 멘탈적인 부분을 잘 준비되도록 가르치려고 한다. 게임의 상황을 이해하거나 어떻게 해야 팀에 도움이 되는지 말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특별한 대답을 기대했던 기자에게 사실 평범한 대답이었다. 그렇다고 갑자기 야구를 잘할 수 있는 왕도 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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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은 다음 신인 추재현과 예진원을 키우고 있다. 예진원은 잠시 1군 무대를 경험했지만 5경기에서 안타 하나만 치고 2군으로 내려왔다. 스펜서는 “추재현이나 예진원도 잘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특히 프로야구의 스트라이크존에 처음 적응하는데 애를 먹는 경향이 있다. 히트존을 넓히는데 중점을 두고 가르친다”고 밝혔다.

스펜서는 양키스, 텍사스, 클리블랜드 등 메이저리그 여러 구단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말년에는 한신 타이거즈에서 뛴 경험도 있다. 그는 2008년 샌디에이고 산하 싱글A팀의 타격코치를 맡기도 했다. 야구 선진국에 비해 한국의 퓨처스리그가 다른 점은 무엇일까.

스펜서는 “야구는 다 똑같은 야구다. 한국야구가 좀 다른 것은 고교를 갓 졸업한 선수부터 30대 선수까지 같이 다양하게 있다는 점이다. 같은 나이의 선수들이 플레이하기에 좀 어려운 측면은 있다. 시설은 전혀 문제가 없다. 가르치기에는 문제가 없다”며 개의치 않았다.

어쩌다 한 번 오는 기회를 잡기 위해 늘 준비를 해야 한다. 2군에서 하는 역할은 간단하면서도 쉽지 않았다. 스펜서는 “우리는 도전하는 팀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베테랑 선수들은 기회가 왔을 때 잘 준비를 시키려 한다”고 강조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