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과 불운의 연속’ 오지환, 납득할 만한 마무리 있을까 [AG] 2018.09.01

[OSEN=김태우 기자] 오지환(28·LG)에게 있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논란의 연속이다. 시작부터 병역 문제를 둘러싼 여론이 좋지 않았고, 대회 들어서도 힘든 시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비판 받을 부분, 혹은 팬들의 정서와 어긋난 부분이 있을 수는 있다. 이에 대해 오지환도 소집 이후에는 철저히 말을 아끼고 있다. 여론을 잘 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정도 이상의 지나친 비판을 받는다는 지적도 있다. 대표팀 동료들도 여론은 존중하면서도 그런 점을 안쓰러워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단단한 각오로 나섰겠지만 대회가 시작된 뒤에도 일이 뜻대로 잘 풀리지 않는다.

당초 인도네시아나 홍콩전, 혹은 중국전에서 활용될 예정이었다. 선동렬 감독도 오지환을 백업 선수로 간주하고 있었던 만큼 그 임무만 잘해도 대표팀에서 충분히 기능하는 셈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장염 증세로 인도네시아전에 출전하지 못했고, 홍콩전에서도 경기 막판에야 투입됐다. 나름대로 대회 금메달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가 불의의 장염으로 사라진 셈이다.

일본전에서는 뛰지 못한 오지환은 중국전에서 교체 투입됐으나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콜드게임을 성립시킬 수 있었던 7회 2사에서는 삼진을 당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장염으로 충분히 출장하지 못했던 오지환은 타 선수에 비해 대회 스트라이크존에 익숙하지 않았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존이 너무 넓었다. 억울하다면, 억울한 경기였다.

그러나 과정보다는 결국 성적이 남는 게 토너먼트나 프로의 생리다. 이제 마지막 한 경기가 남았다. 한국은 1일 일본과 금메달을 놓고 결승전을 치른다. 프로선수들이 참가하지 않은 일본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의 팀이기는 하다. 하지만 만만히 볼 팀은 아니라는 게 슈퍼라운드에서 드러났다. 대표팀 타자들은 홈런 외에는 짜임새 있는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투수는 체력상 못 던지는 선수들이 있을 것으로 보이나, 야수는 전원이 대기다. 경기가 빡빡하게 진행된다면 대타나 대주자 등 소모가 많을 수도 있다. 혹은 불의의 부상이나 통증도 있다. 실제 31일 중국전에서는 안치홍이 가벼운 허리 통증으로 경기 중반 교체되기도 했다. 주전 선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100% 대기되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대표팀 야수 중 100% 상태에 가장 거리가 먼 선수가 바로 오지환이다. 그렇다고 간과할 수도 없는 선수다. 주전 선수들이 대주자로 교체될 경우 대수비부터 혹은 타석까지 소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결코 적은 비중이 아니다. 대회 초반 부진했던 동료들이 서서히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는 양상을 참고해도 기대가 걸린다.

물론 금메달을 딴다고 하더라도 오지환에 대한 비판은 지속될 가능성이 큰 흐름이다. 하지만 이런 여론과는 별개로 최소한 자신의 활약이나 준비가 부끄럽지 않은 대회는 되어야 한다. 한편으로는 그간 오지환 활용을 머뭇거렸던 선동렬 감독이 그 기회를 주느냐도 관심이다. 자신이 책임을 지고 뽑았다면 필요한 상황에서 믿고 기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자카르타(인도네시아)=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