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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감독상 부각’ 힐만-장정석, PS서 승부사 기질 보여줄까 2018.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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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KBO 리그는 감독의 리그다. 단장의 야구로 불리는 메이저리그(MLB)보다는 감독의 영향력이 크다. 선수기용이나 훈련은 물론, 선수 영입이나 구단 운영에도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래서 감독이 단장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

이른바 ‘보스형’ 감독들이 많았던 KBO 리그에 새 감독상이 부각되고 있다. 바로 ‘관리형’ 감독들이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 장정석 넥센 감독은 그 대표주자로 뽑힌다. 물론 출신이나 성향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두 감독은 비슷한 점이 있다. 선수 영입 등 구단 운영에는 특별히 간섭하지 않는다. 프런트가 꾸려준 전력을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두는 스타일이다. 두 팀 모두 프런트의 영향력이 큰 대표적인 조직인데 특별한 불협화음 없이 무난한 관계 설정에도 성공했다.

그런 두 감독은 올 시즌을 무난하게 끌어오며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특별히 무리하는 운영은 아니었지만, 전체적으로 한 시즌을 넓게 본 관리 야구로 힘을 냈다. 지난해 리그 5위였던 SK는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나 이탈이 있었던 넥센도 저력을 과시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했다.

2년차를 맞이하는 힐만 감독은 철저한 관리 야구로 시사점을 남겼다. 선발과 불펜 모두 이닝을 관리하며 한 시즌을 보냈다. 각개전투에서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혹사 없이도 리그 2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뚜렷한 교훈을 남겼다. 트레이닝 파트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부상자 관리에 힘썼고, 실제 SK는 리그에서 부상 선수들이 가장 적은 편에 속했다. 여기에 팬 친화적인 서비스 등 KBO 리그 감독들에게도 모범이 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장정석 감독 또한 주가를 높이고 있다. 넥센은 올해 박병호 서건창 최원태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100% 전력을 가동한 시기가 얼마 되지 않는다. 여기에 마무리인 조상우와 주전 포수인 박동원까지 불미스러운 일로 이탈했다. 그러나 그 악재에도 불구하고 뚝심 있게 시즌을 운영했고, 끝내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지키는 큰 성공을 거뒀다. 일각에서는 올 시즌 가장 돋보인 감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KBO 리그는 포스트시즌 성과가 감독의 능력 평가에 깊숙이 개입하는 특성도 있다. 지금까지 잘해왔지만, 포스트시즌에서도 뭔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승부사’보다는 ‘관리자’ 이미지가 강했던 두 감독으로서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장 감독이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16일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승부사 기질도 보여줬다. 0-2로 뒤진 5회 김재현 타석에서 과감한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 작전으로 만루를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은 아니었는데 이 작전 하나가 KIA 내야를 흔들며 대량득점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한국을 떠나기로 예정된 힐만 감독 또한 니혼햄 시절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경력이 있다. 당시 니혼햄의 전력이 강하기는 했으나 승부처에서의 과감한 선택 등 힐만 감독의 지분도 적지 않았다는 게 니혼햄 관계자들의 회상이다.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의 아쉬움을 지워버릴 기회이기도 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