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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사령탑 거취, 매년 반복된 씁쓸한 역사 2018.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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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이 정도면 '연례행사'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롯데 자이언츠의 사령탑 거취는 매년 반복되는 씁쓸한 역사가 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언제나 관심을 한몸에 받는 팀이다. '구도' 부산을 연고지로 두면서 열성적인 팬들을 보유하고 있고, 여론의 관심도 크다. 시즌 성적, 선수들의 플레이, 그리고 사령탑의 거취와 프런트의 구단 운영 방식 등 야구단의 모든 부분에서 롯데는 팬들의 시선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사령탑의 거취는 유독 관심을 많이 받았다. 1982년 프로 출범 이래 15명의 감독들이 거쳐갔다(감독대행 제외). 강병철 감독이 3차례에 걸쳐 사령탑을 맡은 것을 제외하면 감독들의 수명은 대체적으로 짧았다. 감독대형은 여섯 차례나 있었다. 감독들의 무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조원우 감독은 17대 감독이다. 

매년 사령탑의 거취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성과를 냈으면 낸대로, 성적이 기대 이하였다면 그것대로 논란이 일었다. 

롯데에 있어서는 매년 반복된 역사다. 2009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2년 계약 기간이 끝난 뒤 롯데는 1년 재계약이라는 이례적인 방식을 선택했고, 2011년 시즌을 앞두고 양승호 감독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2012시즌이 끝난 뒤 양승호 감독이 자진사퇴하자 2013년을 앞두고 김시진 감독을 선임했다. 김시진 감독도 2014시즌이 끝난 뒤 구단의 내홍과 윗선의 간섭을 이겨내지 못하며 팀을 나갔고 2015년 이종운 감독도 계약 1년 만에 경질됐다. 

그리고 2016년 시즌을 앞두고 선임된 조원우 감독은 그나마 3년 째 감독직을 수행했다. 2017년에는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승 기록(80승)을 세우면서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구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하지만 이런 조원우 감독도 매년 비시즌이면 가슴을 졸여야 했다.

2016년 첫 시즌이 끝난 뒤 구단은 재신임 여부를 고심했고, 지난해 성과를 만들면서 계약기간이 끝났지만 구단은 결정을 내리는 데까지 고민을 했다. 그리고 올 시즌도 조원우 감독과 롯데를 둘러싼 기류는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사령탑의 계약과 재신임 여부가 연례행사처럼 이어지고 있는 셈.

모기업의 홍보수단 격이 강했던 과거의 프로야구다. 현재는 구단들이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고, 전문성을 갖추고자 노력 중이다. 그룹의 영향력을 줄이며 프로야구단으로서 독자적인 생존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구단 운영 방침을 세우고 있다. 장기적인 계획 아래에서 구단과 현장이 큰 그림 속에서 시즌 구상을 연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이상적이 그림이다.

그러나 롯데는 여전히 구시대적인 구단 운영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룹의 입김이 여전히 강하고, 구단 중심의 장기적인 계획도 찾아보기 힘들다. 현장과의 궁합과 신뢰도 다른 구단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일치단결한 모습 매년 사령탑의 거취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 KBO리그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지만 운영 방식에 대한 발전은 찾아보기 힘들다. 
  
롯데는 다시 한 번 사령탑의 거취를 두고 풍파를 겪고 있다. 올 시즌도 씁쓸한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