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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4020일만의 가을, 4000만원치 꽃 선물한 김승연 회장 201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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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상학 기자] '11년 동안 부진했던 성적에도 승패를 넘어 불꽃응원을 보내준 이글스 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지난 2007년 10월17일 대전 두산전 플레이오프 3차전 이후 4020일 만에 가을야구가 열린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는 장미꽃이 관중석마다 한 송이씩 꽂혀 있었다. 무려 11년만의 포스트시즌을 기다린 '보살' 팬들에게 감사 메시지로 장미꽃을 선물한 것이다.

장미꽃 선물의 주인공은 김승연(66) 한화그룹 회장이었다. 1만3000석 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에 제공한 장미꽃 선물의 총 비용은 약 4000만원이었다. 그룹 총수에게 큰 돈이 아니지만 팬들을 향한 정성이었다. 팬들은 4회말 공격에서 김 회장이 선물한 장미꽃을 들고 응원했다.

한화 구단은 "김승연 회장이 열띤 응원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해 이글스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과 또 한편에선 마음의 빚을 갖고 있었다. 김 회장의 뜻에 따라 11년을 기다려준 이글스 팬들에게 조금이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장미꽃 선물을 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선물에 그치지 않고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도 직접 방문했다. 한화 구단의 신상 점퍼를 입고 모습을 드러낸 김 회장은 경기 시작 후 부인 서영민 여사,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스카이박스에서 지켜봤다. 한화가 공격을 하거나 득점을 낼 때는 팬들과 함께 박수 치며 응원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구단을 통해 "앞으로도 한화 이글스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며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팬들의 응원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11년만의 가을야구 진출로 그룹 이미지를 재고하고 위상을 한껏 드높인 야구단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01810200426775788_5bca304c87802.jpg그러나 김 회장의 응원에 한화는 보답하지 못했다. 넥센에 2-3으로 패하며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먼저 내줬다. 너무 오랜만의 가을야구에 들뜬 나머지 과욕이 화를 불렀다. 주루는 실수를 연발했고, 찬스에선 헛심이 잔뜩 들어갔다. 주루사 3개, 잔루 13개로 답답한 야구. 투수들은 3실점으로 잘 막아냈기에 아쉬움이 컸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야구장을 찾았을 때 승률이 높았다. 지난 1999년 10월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 김 회장은 현장을 찾았다. 4-3 승리로 우승이 확정되자 3루 응원석에서 가족들과 함께 창단 첫 우승을 만끽했다. 이에 앞서 10월14일 두산과 플레이오프 4차전에도 대전으로 내려와 6-4 승리로 한국시리즈 진출이 확정되자 그 자리에서 선수단에 5000만원을 쾌척하면서 사기를 크게 끌어올렸다. 

2011년 8월7일 잠실 LG전에선 김경언의 만루 홈런으로 11-4 대승을 거뒀고, 경기 후 팬들의 요청에 "김태균 잡아올게"라는 유명한 한마디를 남겼다. 그해 시즌을 마친 뒤 김태균은 일본 생활을 접고 최고 대우를 받으며 친정팀 한화에 복귀했다. 2012년 5월16일 잠실 두산전에도 김 회장의 야구장 방문 후 8회 무명 포수 이준수의 결승 2루타에 힘입어 6-4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경기 후 선수단에 금일봉을 선사했다. 

2015년에는 두 번이나 야구장을 찾았다. 2015년 8월21일 대전 KT전에선 연패에 빠진 팀을 격려차 대전까지 내려왔다. 선수단과 만남은 따로 갖지 않고 스카이박스에서 응원을 했고, 한화는 조인성의 연타석 홈런 포함 3안타 4타점 활약으로 8-3 승리를 거두며 7연패를 끊었다. 같은 해 8월29일 잠실 두산전도 찾았지만 한화는 1-6으로 패했다.

그 이후 약 3년 만에 김 회장이 가을야구를 맞아 이글스파크를 찾았지만 한화는 넥센에 1점차 분패로 아쉬움을 남겼다. 비록 경기는 졌지만 11년만의 가을야구를 맞아 잊지 못할 장미꽃을 들고 돌아갔다. 한화의 가을야구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waw@osen.co.kr

201810200426775788_5bca304cc8b26.jpg[사진] 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