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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떠나는 켈리, 뚜렷하게 남긴 마지막 추억 201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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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SK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30)는 2015년 시즌을 앞두고 SK에 입단했다. 당시 메이저리그 경력이 전혀 없었으나 입단 후 단번에 리그 정상급 투수로 거듭났다.

올해까지 뛰며 4년간 48승을 거뒀고 평균자책점도 3.86을 기록했다. 팀 마운드를 굳건히 지킨 에이스였다. 하지만 이런 켈리에게는 “큰 경기에서 약하다.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실제 켈리는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2017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모두 부진했다.

올해 넥센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2차전에서는 경련으로 조기 강판했다. 5차전에서는 결과와는 별개로 인상적인 투구 내용은 아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 도전을 타진하는 켈리는 한국시리즈에서 인상적인 투구 내용으로 역투를 거듭하며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3차전에 선발로 등판한 켈리는 7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역투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4회까지는 완벽한 투구 내용이었다. 5회 실책이 빌미가 된 2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6회와 7회까지 책임지며 두산 타선을 눌렀다. 불펜이 지쳐가던 시점이라 이날 켈리의 7이닝 투구는 더 빛을 발했다.

팀이 3승2패로 앞선 6차전에서도 비교적 잘 던졌다. 켈리는 이날 5회까지 사사구 3개만 허용했을 뿐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시리즈는 물론, 이날 1회 실점하며 경기까지 끌려간 두산으로서는 켈리의 투구에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최고 151㎞에 이르는 포심패스트볼은 물론, 140㎞대 후반대의 커터와 투심패스트볼을 자유자재로 던졌다. 두산 타자들이 좀처럼 정타를 맞히지 못했다. 여기에 체인지업과 커브까지 섞으며 타자들의 눈을 흐렸다. 이날 스트라이크존이 넓은 편은 아니었는데 켈리는 특별히 동요하지 않고 경기를 풀어나갔다. 오히려 심리적으로 쫓긴 두산 타자들이 제풀이 무너지면서 켈리는 더 여유를 찾았다.

6회 사사구 2개가 빌미가 된 3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결국 팀은 연장 13회 한동민의 결승 홈런으로 승리했다. 켈리는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정된 뒤 뒤풀이에서 춤까지 추며 우승을 만끽했다. 축승회 자리까지 참여해 즐거운 마음으로 우승을 즐겼다.

이런 켈리는 13일 출국한다. 결혼을 앞두고 준비할 것이 많아 서둘러 비행기를 탄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올지는 알 수 없다. MLB 팀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현 시점에서 잔류보다는 이적의 가능성이 크다. SK도 이미 켈리의 대체자를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구단과 팬들은 아쉽지만, 어쨌든 켈리는 마지막 가을 무대에서의 자신의 몫을 하며 명예롭게 한국을 떠날 여건을 마련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