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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리포트] 한용덕 감독, 투수 황영국에게 '지옥 펑고' 왜? 2018.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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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미야자키(일본), 이상학 기자] 한화 한용덕 감독이 펑고 배트를 들었다. 투수 황영국(23)에게 1대1 펑고를 쳤다.

한 감독의 쉴 새 없는 펑고에 가쁜 숨을 몰아 쉰 황영국은 좌우를 오가며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그렇게 한 박스에 든 약 250개 분량의 공을 비웠다. 지난 24일 한화의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마지막 날 풍경이었다. 이날뿐만 아니라 몇 차례 한 감독과 황영국의 1대1 펑고가 반복됐다.

한화 관계자는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인 황영국이 공을 던질 때 두려움이 남아있다. 수술한 선수들은 통증이 재발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어 자꾸 의식하곤 한다"며 "감독님께서도 투수 출신이고, 팔꿈치가 아팠던 경험이 있다. 통증에 대한 두려움을 잊기 위한 방식으로 펑고를 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용덕 감독은 "캠프에 와서 보니 영국이가 통증에 대한 걱정이 많더라. 이대로 가다간 페이스가 더 떨어질 같았다. 그래서 선수 시절 내가 아팠을 때의 경험을 토대로 훈련 방법을 바꿔봤다"며 "피칭장에선 공을 잡고 던지기까지 생각할 여유가 있으니 자기도 모르게 심리적 불안감이 계속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한 감독은 "펑고를 받으며 몸에서 땀이 나고 열이 나면 그 순간은 힘들다. 통증에 대한 두려움을 잊을 수 있다. 나 역시도 예전에 이런 방식으로 두려움을 극복한 적이 있다"며 "그렇다고 무턱대고 100% 전력으로 공을 던지게 하는 것은 아니다. 두려움을 떨치는 재활의 과정으로 보면 되겠다"고 밝혔다.

한 감독은 마무리캠프 내내 황영국에게 꾸준히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일부러 농담도 먼저 던진다. 지옥 펑고를 하고 난 뒤에도 한 감독은 "내가 다 네게 관심이 있어 하는 것이다"며 격려한다. 다소 내성적인 성격인 황영국이 기나긴 재활에 위축되지 않고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이다. 관심이 없으면 펑고도 없다.

청주고 출신 황영국은 지난 2014년 한화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좌완 유망주. 그러나 첫 해 1경기 등판이 1군 기록의 전부다. 경찰야구단 입대 후 1년 만에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고, 제대 후 팔꿈치 통증이 재발돼 지난해 9월 같은 수술을 또 받았다. 어린 나이에 두 번의 수술과 기약 없는 재활로 지쳤다. 그래도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고, 마무리캠프까지 참가했다. 한 감독의 애정 어린 펑고 속에 두려움을 극복 중이다. /waw@osen.co.kr

[사진] 황영국-한용덕 감독. /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