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안방 육성, 투수력 상승과의 동의어일까 2018.11.30
본문
[OSEN=조형래 기자] 투수와 포수는 경기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동반자가 돼야 한다. 한 시즌을 보내는 것도 마찬가지다. 함께 보폭을 맞춰서 걷지 않으면 플랜 전체가 어긋난다. 롯데는 이제 그 투수와 포수가 함께 성장해 보폭을 맞출 예정이다. 영원히 틀어지지 않을 동반자가 돼야 한다.
올해 오프시즌 롯데는 포수 문제를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양의지, 이재원 등 프리에이전트(FA) 포수 자원에 대한 눈길을 사실상 거뒀다. 최근 3년 간 500억 원 가까이 투자하면서 오프시즌의 주인공이 됐던 롯데는 한 발을 뺀 모양새다.
'주전 포수를 만들기 위해선 10년이 걸린다'는 말은 현재 리그의 포수난과 FA 시장에 나온 포수들의 높은 가치를 설명한다. 지난해까지 10년 넘게 함께한 주전 포수 강민호(삼성)의 부재를 절감한 올해의 롯데 안방이었다.
안방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올 시즌이었지만, 롯데는 외부 FA 보다는 포수 자원의 내부 육성으로 방향을 틀었다. 최근의 투자들을 봤을 때 아이러니한 방향이지만, 기존 포수들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다.
마무리캠프의 성과가 없지는 않다. 단기간 눈에 띄는 발전은 기대하긴 힘들었지만, 안방의 가능성을 발견한 캠프였다. 양의지 영입 가능성에 대해 양상문 감독은 "(영입 안한다고)단정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일단 마무리캠프를 함께한 4명의 포수들 능력을 지켜보고 있다. 그 선수들이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안중열, 김준태, 나종덕, 정보근 등 마무리캠프에 함께한 인원들이 스프링캠프 명단에 그대로 포함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다.
현재 포수진을 어떻게 성공시키는지에 대한 방법론은 갑론을박이 일어날 수 있다. 최기문 배터리 코치는 "보고 배울 수 있는 롤모델이 없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는 말로 올해 포수 문제를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포수의 외부 영입은 현 시점에서 기약할 수 없기에 포수 육성의 방법에서는 제외할 수밖에 없다.
대신, 양상문 감독은 "포수가 강해야 투수진도 좋아진다는 게 야구계의 정설이다. 하지만 좋은 투수가 좋은 포수를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투수들의 능력을 높인다면 포수들의 부족한 부족한 부분도 상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며 투수진과 포수진의 '동반 성장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투수와 포수는 함께 성장하는 것이고, 투수들이 포수들을 먼저 안고 가야한다는 메시지를 투수조들에 전달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최기문 코치 역시 "중간에서 조율을 할 것이지만, 선배 투수들이 젊은 포수들이라는 부분을 감수하고, 안고 보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투수들의 발굴과 기존 투수들의 육성에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양상문호다. 그리고 이를 안방의 육성까지 연결시키려고 한다. 현재 롯데는 포수의 육성과 투수의 성장은 동의어라고 볼 수 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