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 바라보는 삼성의 심정,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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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손찬익 기자]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 되기도 한다.
KBO리그 외국인 투수 가운데 최초로 100승을 돌파한 더스틴 니퍼트가 KT를 떠난다. 이에 따라 삼성은 니퍼트와의 지긋지긋한 악연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그친 kt는 선발진 보강이 시급했다. 외국인 투수를 물색하던 도중 KBO리그에서 이미 검증을 마친 니퍼트를 영입하기로 했다.
니퍼트는 2011년 KBO리그 데뷔 후 지난해까지 통산 94승 43패 1홀드(평균 자책점 3.48)를 기록하는 등 외국인 선수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16년 20승을 돌파하며 정규 시즌 MVP와 골든 글러브를 동시 석권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두산과 재계약에 실패했지만 여전히 활용 가치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두산 사령탑 시절 니퍼트와 함께 했던 김진욱 감독이 있다는 게 결정적 이유였다는 후문.
하지만 기대보다 실망이 더 컸다.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뒤늦게 1군 무대에 합류한 니퍼트는 29차례 등판을 통해 8승 8패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4.25. KT는 구위 저하 조짐이 뚜렷하고 부상 위험이 높은 니퍼트와 결별하고 보스턴 레드삭스 출신 윌리엄 쿠에바스를 영입했다. 반면 니퍼트만 만나면 고개를 떨궜던 삼성은 한숨을 돌리게 될 듯.
니퍼트는 삼성전 통산 20승 2패를 장식했다. 평균 자책점은 2.38. 승률은 무려 9할9리에 이른다. 이 가운데 2013년 3승 무패(평균 자책점 1.89), 2014년 5승 무패(평균 자책점 2.72)를 거두는 등 무시무시한 존재로 악명을 떨쳤다. 올 시즌에서 5차례 등판 가운데 3승을 챙겼다. 평균 자책점은 2.40.
삼성 타자들은 "니퍼트에 대한 대비를 한다고 공략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더 이상 걱정할 필요는 없다. 넥센, 한화, LG 등이 외국인 투수 구성을 마쳤고 나머지 구단에서도 니퍼트 영입에 큰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니퍼트의 악몽은 한낱 추억으로 남게 될 것 같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