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버스의 고백, 한화 시절 경험이 만든 '재팬드림'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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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일본 진출 첫 해 성공적으로 안착한 투수 앤드류 앨버스(33)가 2014년 한국 한화 이글스에서 경험을 떠올렸다. 4년 전 한국에서 보낸 시련의 기간을 일본 무대에서 성공 발판으로 삼은 것이다.
앨버스는 올 시즌 오릭스 버팔로스 소속으로 19경기에 등판, 114이닝을 던지며 9승2패 평균자책점 3.08 탈삼진 83개로 활약했다. 첫 해부터 올스타에 선정됐고, 8월에는 2년 총액 360만 달러의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그 이후 허리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오릭스 구단은 그의 투구 내용과 성실함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고국 캐나다 '스포츠넷' 지역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앨버스는 "계약 연장을 통해 내년 시즌 뛸 팀이 정해진 것이 안심된다. 하지만 그것에 안주하지 않을 것이다.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어 팀 성공에 기여하고 싶다. 앞으로 몇 년은 오릭스에서 계속 뛰기 때문에 어떻게든 팀에 공헌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앨버스는 지난 2014년 KBO리그 한화에서 1년을 보낸 경험이 일본에서 자리 잡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당시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선이 풀린 뒤 한화와 최다 60만 달러에 계약하며 큰 기대를 모은 앨버스는 28경기 151⅓이닝을 던지며 6승13패 평균자책점 5.89 탈삼진 107개를 기록했다. 시즌 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 당시 타고투저 시대가 막 시작됐고, 스트라이크존마저 좁아져 구속이 느린 앨버스가 통하지 않았다.
한국 시절 기억을 떠올린 앨버스는 "새로운 팀으로 가는 건 언제나 어렵다.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 없는 나라를 갈 때는 특히 그렇다. 2014년 한국에서 뛴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한국에서 좋은 시즌을 보내진 못했지만, 외국에서 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포수나 코치와 커뮤니케이션에서 그랬다"고 되돌아봤다.
2014년 당시 앨버스는 시즌 초반 경험이 많지 않은 한화 젊은 포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데 애를 먹었다. 김응룡 감독의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 타이밍에도 선뜻 받아들이지 못했다. 여기에 팀 최다 실책을 범한 동료들의 수비 지원도 미비했다. 마운드에서 흥분하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2014년 9월 인터뷰에서 앨버스는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동료들이 일부러 수비 실수를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받아들이고 투구에 집중해야 한다"며 "스트라이크존이 좁은 것보다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점점 발전할 수 있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한화와 재계약 실패한 후 미국으로 간 앨버스는 2015년 토론토 블루제이스, 2016년 미네소타 트윈스, 2017년 시애틀 매리너스를 거쳐 올해 일본으로 넘어왔다. 일본에선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캐나다 대표팀에서 함께한 스캇 매티슨(요미우리)에게 많은 정보와 조언을 얻은 게 도움이 됐다. 매티슨은 지난 2012년부터 7년째 요미우리에서 롱런하고 있다.
앨버스는 "가능한 많은 정보를 원했는데 매티슨이 도움이 되어줬다. 함께 점심을 먹으며 여러 가지를 가르쳐줬다"며 "미국에 비해 구단수가 적은 일본에선 같은 팀과 여러 번 맞대결한다. 같은 선수를 상대로 10번 중 8번을 아웃 처리했어도 조심해야 한다"고 일본리그 특성을 설명했다.
앨버스의 인터뷰 소식을 전한 일본 '풀카운트'는 '일본과 한국을 포함해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까지 누빈 앨버스에게 오릭스는 9번째 팀이다. 저니맨의 진가를 일본에서 발휘했다'고 그의 적응력을 높이 평가했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시절 앨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