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클린베이스볼 입니다.

NEWS

‘한발씩 양보’ SK-최정, 6년 계약 만든 상호 진정성 2018.12.05

본문

201812051337778245_5c07566e7ea37.jpg

[OSEN=김태우 기자] SK와 최정(31)이 6년 장기 계약에 합의했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는 보기 드문 6년 계약에는 구단과 선수의 상호 양보가 있었다.

SK는 5일 보도 자료를 내고 최정과의 FA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최정은 계약금 32억 원, 6년 연봉 총액 68억 원, 그리고 옵션 6억 원을 포함해 총액 106억 원에 계약했다. KBO 리그 FA 시장 역사에서는 정수근 이후 첫 공식적인 6년 계약이다.

최정은 SK의 간판스타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명제다. 2016년과 2017년에는 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올해 다소 부진하기는 했지만, 팀에서 대체할 수 없는 선수였다. 그런 최정이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고, SK는 최정을 무조건 잡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관건은 금액이었다.

최정은 2015년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86억 원에 계약했다. 당시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옵션 4억 원을 합쳐 총액 90억 원의 계약이었다. 이미 금액적으로 덩치가 큰 선수였다. SK도 금전적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최정도 SK에 남고 싶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연봉이나 계약 총액은 자존심이었다. 4년 96억 원에 사인한 박석민(NC), 4년 88억 원에 계약한 황재균(KT)의 사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만 이미 보상규모가 너무 커져 최정에 달려들 만한 팀은 없었다. 한 관계자는 “보상 규모가 너무 커 최정에 관심을 보이는 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SK도 최정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계약은 필요했다. 김광현과 더불어 팀의 간판인 최정을 홀대할 수는 없었다. 팀 내 선수들의 시선도 생각해야 했다.

여기서 나온 합의안이 6년이었다. 우여곡절이 있었다. 협상 담당자인 손차훈 단장은 에이전시에 "최정을 한 번만 직접 보게 해달라"고 사정했다. 금전적인 이야기는 전혀 꺼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손 단장은 당시 "최정을 생각하는 SK의 진정성을 꼭 설명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손 단장은 최정을 최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서로에 대한 필요성을 재확인했고, 오히려 최정이 6년 계약을 역제안했다. 

팀을 떠날 생각이 별로 없었던 최정이 금액보다는 계약 기간을 택하며 평균 금액에서 양보를 했다. 더 많은 금액을 요구하며 협상 테이블을 끌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연 평균 금액에서 예상보다 손해를 봤지만, 계약의 안정성과 팀에 대한 충성심을 택했다. "최정이 협상을 질질 끌지 않을 것"이라던 SK 내부의 예상 그대로였다.

손 단장은 이런 제안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최정을 평생 SK맨으로 묶을 생각이었다. 다른 팀으로 떠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전력을 떠나 이는 팀의 자존심이기도 했다. 어차피 4년 계약을 해도 4년 뒤에 다시 한 번 FA 협상을 벌여야 했다. 이에 아예 6년을 제시해 최정을 장기간 묶어두는 방향도 생각하고 있었다. SK도 최정의 뜻을 수용했고 계약 기간이 4년에서 6년으로 상향하면서 총액 규모도 자연히 100억 원을 넘어섰다. 

SK는 “최정에게 SK에서 선수생활의 마지막까지 함께 하고자 하는 뜻을 전달했고, 최정도 이런 취지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최정의 6년 계약이 끝나면 만 37세가 된다. 그 후로는 1년씩 연봉 계약을 하면서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도 있고, 그 후로는 SK 코칭스태프에 합류할 수도 있다. 사실상 종신 SK맨 선언이다. 한편으로는 FA로만 10년간 총액 196억 원을 벌 수 있으니 금전적으로 나쁜 대우는 아니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