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클린베이스볼 입니다.

NEWS

‘김동엽↔고종욱’ SK, 트레이드 연승 이어갈 수 있을까 2018.12.08

본문

201812081133773363_5c0b2e3d1224d.png

[OSEN=김태우 기자] 트레이드에 적극적인 SK가 또 한 번의 선수 교환에 합의했다. 삼각 트레이드라는 이색적인 부분이 있지만, 결국 김동엽(28)을 내주는 대신 고종욱(29)을 품에 안았다.

SK는 7일 SK와 넥센, 그리고 삼성이 포함된 삼각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거포 자원이 필요한 몇몇 팀들로부터 꾸준한 관심을 받았던 김동엽을 삼성에 내주는 대신 넥센으로부터 고종욱을 얻었다. SK는 조용호(KT)의 무상 트레이드에 이어 전유수↔남태혁 트레이드, 그리고 이번 트레이드까지 이번 오프시즌에서만 세 번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김동엽은 아까운 자원이었다. 구단 내부에서도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했다. 힘 하나는 확실히 검증이 된 선수다. SK 거포군단에서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심이자, 앞으로 더 뻗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도 갖췄다. 김동엽은 2016년 6홈런, 2017년 22홈런에 이어 올해 27홈런을 기록했다. 정확도와 출루율 측면에서 아직 다듬을 게 있기는 했지만,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은 여전했다.

이에 비하면 고종욱은 스타일에서 반대편에 서 있는 선수다. 2011년 넥센에서 1군에 데뷔한 이래 1군 통산 539경기에서 홈런이 33개에 불과하다. 역시 힘보다는 정확도와 주력 쪽에서 좀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선수다. 고종욱은 2015년 119경기에서 타율 3할1푼, 2016년 133경기에서 타율 3할3푼4리, 2017년 123경기에서 타율 3할1푼2리를 기록했다. 20개 중반대의 홈런이 보장된 힘이 김동엽이라면, 고종욱은 타율에서의 확장성이 더 크다.

최근 2년의 성적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김동엽은 249경기에서 타율 2할6푼4리, 49홈런, 146타점, OPS 0.795의 성적을 냈다. 고종욱은 225경기에서 타율 2할9푼8리, 14홈런, 108타점, OPS 0.766을 기록했다. 고종욱의 타율이 많이 앞서 있지만 김동엽은 큰 것 한 방으로 만회한 경향이 있었다.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가 집계한 지난 2년간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고종욱은 1.52, 김동엽은 1.39로 역시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잠재력만 놓고 보면 김동엽이 더 나을 수 있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가 중요시되는 리그 트렌드다. 고종욱은 출루율이 아주 뛰어난 유형의 선수는 아니고, 장타력은 뚜렷한 한계가 있다. 반대로 김동엽은 확실한 장타력을 갖춘 점이 있고, 정확도는 더 떨어질 것이 없는 수준으로 반등 가능성이 컸다. 나이도 비슷했고, 수비력에서도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터진다는’ 가정 하에 더 가치가 있는 선수는 김동엽이라는 시각이 많다.

다만 SK도 내부 정리와 타선 밸런스를 놓고 고민을 했다는 후문이다. 노수광 한동민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좌익수와 지명타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선수들의 유형이 비슷했다. 트레이드로 얻은 남태혁을 차치하더라도 김동엽 정의윤 최승준은 모두 우타에 중장거리포들이다. 이들은 장타와 방망이에 강점이 있지만, 박빙의 상황에서 어떤 작전 수행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SK에는 이런 유형의 선수가 부족했고, 고종욱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었다.

고종욱은 올해 부진했다. 102경기에서 타율 2할7푼9리, 출루율 3할9리에 머물렀다. 자신의 장점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 하지만 커리어 하이를 썼던 2016년 당시 사령탑이 염경엽 현 SK 감독이었다. 고종욱에 대한 사용설명서를 누구보다 염 감독이 잘 알고 있다는 의미다. 김동엽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른 만큼 1군에서 중용할 가능성이 크다. SK는 고종욱이 차분하게 정비하면 반등할 것이라 기대 중이다.

이번 트레이드가 성공으로 끝나기 위해서는 고종욱이 연결고리 몫을 잘 수행해야 한다. 홈런타자들이 즐비한 SK 타선에서 고종욱이 타율을 끌어올리며 활발하게 출루할 수 있다면 시너지 효과가 커진다. 고종욱은 2번에 들어갈 수도 있고, 그렇다면 염경엽 감독이 구상하는 ‘한동민 5번 배치’가 가능해진다. 하위타선에 배치된다면 상위타선과의 연결 고리 몫을 기대할 수 있다. 1번 노수광과의 협업도 기대를 모은다.

반대로 올해와 같은 성적에 머문다면, SK는 잠재력 있는 타자를 내준 의미가 사라진다. 고종욱의 올해 성적은 평범한 대체선수 수준이었고, 그렇다면 차라리 정진기를 키우는 게 더 옳은 방향이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봤을 때 김동엽과 같은 재능을 구하기가 더 어려운 게 현실이다. SK의 트레이드 연승 행진이 또 한 번의 시험대를 맞이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