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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쎈 포커스] 김재환 GG 수상은 타당할까? OSEN 기자들의 선택 20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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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2018년 KBO리그를 마무리 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다가왔다. 시상식 자체로 축제 분위기여야 하지만, 논란거리가 있다.

바로 2018 KBO리그 최우수선수(MVP)인 김재환(두산)의 골든글러브 수상 여부다. 과연 한 시즌 동안 현장을 누빈 OSEN 취재기자들은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김재환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갖고 있을까.

10일 열리는 ‘2018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투표는 지난 7일 모두 종료됐다. KBO리그 현장을 누빈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중계방송사 PD, 아나운서, 해설위원 등 미디어 관계자 등 총 357명의 투표인단으로 10명의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가려진다. 

올해 골든글러브가 논란이 되고 관심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MVP 김재환의 수상 여부 때문이다. 김재환은 올 시즌 139경기 타율 3할3푼4리(527타수 176안타) 44홈런 133타점 104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062의 성적을 남겼다. 홈런과 타점 2관왕에 올랐고, 1995년 김상호와 1998년 타이론 우즈에 이은 3번째 잠실 홈런왕에 올랐다. 한국야구기자회 투표(30개 회원사 111표)로 결정된 정규 시즌 MVP를 수상했다. 그가 보여준 탁월한 성적, 그리고 두산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끈 4번 타자로의 퍼포먼스는 MVP의 자격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그러나 ‘한 시즌 동안 가장 가치 있는 선수’라는 대명제에 김재환이 부합하느냐에 대한 논란은 MVP 수상 이후 꾸준히 도마 위에 올랐다. 바로 그의 금지약물 복용 전력 때문이다. 2011년 파나마 야구월드컵 대표팀 참가 당시 경기력 향상 약물 복용이 적발됐다. 이후 KBO차원의 징계는 출장정기 10경기였고, 당시 잠시 논란이 됐을 뿐 파장이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김재환이 KBO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낸 2016년부터 약물에 대한 꼬리표는 따라다니고 있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당연히 오를 것이라고 여겨졌던 배리 본즈, 로저 클레멘스 등의 선수들은 전미야구기자협회의 투표로 이뤄지는 명예의 전당 입회 투표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금지약물 복용 전력이 밝혀지면서 투표권자들은 명예의 전당에 오를 자격이 있는 선수인가에 대한 의문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고 투표를 하지 않는 투표인단들이 많아졌다.

KBO리그 역시 이러한 과정에 놓여있다. MVP 수상 직후, 김재환의 수상이 타당한가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MVP 투표에서 김재환에게 1~5위표 어느 것도 찍지 않은 투표인단(35명)도 다수 있었다. 야구팬들은 금지약물 복용자의 수상에 비난 일색이다. 반면, 은퇴선수협회와 일구회 등 다른 시상식에서는 김재환에게 최고의 선수 영예를 안기는 등 논란은 겨울 내내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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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은 KBO리그 현장을 누빈 취재기자 8명(이선호, 한용섭, 손찬익, 서정환, 이상학, 김태우, 조형래, 이종서)에게 ‘과연 김재환은 골든글러브 수상 자격이 있는가’ 대한 의견을 물었다. 대답은 골든글러브 투표권 행사 여부였다. 결과는 6대2로 갈렸다. 김재환에게 표를 주지 않았다는 기자들이 6명, 김재환에게 표를 준 기자는 2명이었다. 

김재환에게 투표하지 않은 6명의 기자들은 올해 김재환이 올해 올린 성적과 그간의 노력들을 간과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에게 금지약물 복용 전력은 낙인과도 같은 것이고, 상을 주는 것은 과거 전력에 대한 면죄부와 같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또한 다른 선수들과 후대에 잘못된 메시지를 심어줄 수도 있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취재기자 A는 “성적만 놓고 본다면 수상자로 손색이 없지만 과거 금지약물 복용 전력을 고려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김재환이 골든글러브를 수상한다면 금지약물 복용을 조장하는 격이다, KBO가 추구하는 클린 베이스볼과도 어긋난다”는 생각을 밝혔다. 

취재기자 B는 “독보적인 성적을 낸 것은 인정한다. 잠실에서 홈런 1위를 한 것은 충분히 거포의 자질을 인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올 시즌 그의 성적에 금지약물이 관여하지 않았다는 그의 호소와 진정성도 잘 알겠다. 다만 금지약물 복용 전력은 그가 선수로서 평생 안고가야 할 낙인이다. 금지약물에 대해 KBO가 단호하게 대처할 의지가 있었다면 애초에 그를 수상후보에서 제외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김재환에게 상을 주는 것은 자칫 금지약물 복용 자체에 면죄부를 줄 여지가 있다.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개인적인 주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금지약물 복용이 범법행위와 같다고도 말했다. 취재기자 C는 "김재환의 현재 성적이 오롯이 약물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선수 자신의 재능과 노력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본다. 그러나 약물이라는 전력이 있는 선수의 MVP나 골든글러브 수상은, 후대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리그에서 공인하는 김재환의 기록을 깎아내릴 근거는 없고 개인적인 감정도 전혀 없다. 다만 기자로서 김재환의 잘못된 행동에 페널티를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골든글러브 표를 주지 않는 것 뿐이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다른 선수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기자 D 역시 “스포츠에서 약물은 범법행위다. 다른 선수들이 유혹에 빠지지 않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라도 그에 대한 면죄부 줘선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취재기자 E는 “젊었을 때 저지른 행위이고 지금껏 후회한다고 하더라도 과거의 위법행위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다시는 이런 논란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어린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준다고 자부하는 KBO리그인데, 경각심을 심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개인적인 노력을 폄훼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그의 말처럼 약물 전력은 스스로 안고 가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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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에게 투표권을 행사한 기자 2명은 나름대로 이유와 생각을 제시했다. 취재기자 F는 “배리 본즈와 같이 약물 복용 전력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숨기고 현재의 기록들을 만든 것은 아니다. 젊을 때 치기 어릴 적의 실수이고 지금은 반성하고 있기에 표를 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 G는 그의 올 시즌 성적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잠실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타자로 홈런왕은 3번째이다. 금지약물 복용 전과는 꼬리표다. 금지약물은 어떤 식으로도 금지되어야 하고 다시는 나와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김재환이 약물을 한 것은 2011년으로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이다. 기량이 만개한 것 역시 5년이 훌쩍 지난 다음이다. 올 시즌 김재환은 MVP를 비롯해 현역 선수가 뽑은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드를 비롯해 야구 원로 및 은퇴한 선수가 뽑은 일구회, 은퇴선수협회에서도 수상, 활약을 인정받았다. 골든글러브 역시 받을 자격이 있다고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