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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나비효과’ NC 우승권-두산 추락? 지각변동 예고 2018.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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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리그 최고 포수가 팀을 옮겼다. 리그 판도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킬 만한 움직임이다. 

‘FA 최대어’ 포수 양의지(31)가 결국 이적했다. 지난 2006년 프로 데뷔 후 13년을 몸담은 두산을 떠나 NC로 향했다. 4년 총액 125억원으로 역대 FA 2위에 해당하는 대형 계약. 두산도 옵션 포함 최대 120억원을 양의지에 제시했지만 125억원을 보장한 NC로 마음이 움직였다. 

선수 1명의 이적이지만 리그 전체에도 큰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양의지는 강민호(삼성)와 함께 현역 포수 중 최다 4번의 골든글러브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공수 모두 갖춘 리그 최고 포수로 두산 전력의 반이란 평가를 받았다. 올해 포수로는 단일 시즌 최고 타율(.358)을 쳤고, 도루저지율도 규정타석 선수 중 1위(.378)였다. 수치화되지 않는 투수 리드 안정감도 크다. 

올 시즌 포수 공백 속에 창단 첫 꼴찌로 추락한 NC는 양의지의 가세로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NC는 주전 포수였던 김태군이 군입대한 뒤 정범모, 신진호, 박광열, 윤수강, 김형준, 김종민 등 6명의 포수들이 마스크를 번갈아 썼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모두 1할대 타율로 타격도 너무 저조했다. 

가장 필요로 하는 포지션에 리그 최고 선수가 왔다는 점에서 NC에는 상당한 전력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 좋은 포수는 투수의 성장을 빨리 이끌어낼 수 있다. NC의 젊은 투수력을 끌어올릴 기회다. 올해 팀 타율(.261)을 비롯해 대부분 공격 지표에서 리그 꼴찌로 떨어진 NC 타선을 볼 때도 양의지 효과는 엄청나다. 기존 나성범, 새로운 외국인 타자와 함께 3~5번 중심타선을 구축한다. 

201812111232771557_5c0f3060655cb.jpgNC는 올해 최하위로 내려갔지만 앞서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만큼 기본 전력이 탄탄한 팀이다. 수년간 불펜 야구를 이끈 구원투수들에게 일종의 '안식년'이었다. 불펜을 재구축하고, 새 외국인 선수들 활약에 따라 언제든 5강 이상을 바라볼 수 있다. 양의지가 가세함으로써 5강을 넘어 우승권도 바라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반면 양의지를 빼앗긴 두산은 또 한 명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FA로 유출됐다. 두산은 지난해 겨울에도 민병헌을 롯데로 떠나보냈고,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김현수의 LG행도 지켜봤다. 외야 자원이 풍족한 만큼 큰돈을 쓰지 않았다. 실제로 두산은 김재환, 박건우, 정진호 그리고 시즌 막판 군제대한 정수빈으로 외야를 잘 꾸렸다. 압도적인 차이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두산은 그동안 수차례 내부 FA 선수들을 보내면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2013년 시즌 후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이 빠져나간 뒤 이듬해 6위로 떨어진 적이 있었지만 단순 전력보다 현장 지도력 문제가 있었다. 이듬해 2015년 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끊임없이 유망주를 키워내 대체 선수를 만들어낸 두산 화수분 야구라면 급격한 추락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이번에는 포수 포지션이란 특수성이 있다. 공수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 양의지 공백을 쉽게 메울 수 있을지 걱정이다. 주전급 백업 포수 박세혁이 있지만 풀타임 주전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양의지만큼 해주기란 쉽지 않다. 최근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로 왕조의 길을 다진 두산이지만, 양의지의 FA 이탈로 큰 고비를 맞이했다. 리그 전체 판도도 요동이 치기 시작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