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차’ 레일리의 임무, 발전과 보완 그리고 조력자 역할 201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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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5년차 장수 외국인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된 롯데 브룩스 레일리. 5년차 시즌에 그는 더욱 할 일이 많아졌다.
롯데는 레일리와 재계약을 맺었다. 지난 2015시즌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5년 연속 한 팀에서만 KBO리그 무대를 누비게 됐다. 5년차 레일리는 롯데에도 상징성이 있다. 구단 역사상 최장수 외국인 선수가 된 것. 5년 연속, 그것도 한 팀에서만 선수생활을 하는 외국인 선수의 의미는 많은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의 업적보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기대한다는 것.
레일리의 통산 성적은 122경기 729⅔이닝 43승39패 평균자책점 4.19 퀄리티 스타트 68회 WHIP(이닝 당 출루 허용) 1.33. 대부분의 지표에서 상위 5위 안에 드는 수준급 성적을 거뒀다. 극악의 타고투저 시즌을 온 몸으로 경험한 것을 감안하고,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거른 적이 거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의 5년 연속 재계약은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레일리는 뚜렷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좌타자 상대로는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지만, 우타자를 상대로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된다는 것. 모두가 그의 문제점을 알고 있지만, 쉽사리 고쳐지지 않았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기복이 따라왔다. 특히 올해 그는 30경기 11승13패 평균자책점 4.74의 성적을 남겼는데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지만 정작 팀이 중요한 순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5년차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레일리는 여전히 발전해야하고 보완해야 할 부분이 명확하다. 다가올 시즌 레일리의 최우선 과제다. 우타자 상대 약점을 극복한다면 레일리는 더 나은 투수가 될 수 있다는 게 공통된 의견. 양상문 감독은 “모두가 레일리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 캠프 때 면담을 하면서 문제점을 보완해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고민해야 한다”면서 “지금 기량에서 최선의 보완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며 레일리의 분명한 과제를 언급했다.
우타자 상대 약점이 두드러진 것은 우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필수인 체인지업 활용도가 떨어졌기 때문. 체인지업의 구속이 속구 구속과 차이가 크지 않았고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데 실패했다. 이를 회피하려다 보니 체인지업은 타자들이 속기 힘든 바깥쪽으로 빠져나갔다. 포크볼을 구사하고 팔 각도를 사이드암으로 내리는 변칙 투구로 대안을 찾으려고도 했지만 잠시 뿐이었다. 우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구종을 꾸준하게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 2017년 시즌 후반기가 모범사례. 당시 레일리는 후반기 13경기 7승 무패 평균자책점 2.83의 성적을 기록했다. 우타자 상대 장타율을 0.414(5년 통산 0.474)까지 끌어냈다. 체인지업 구속을 확 떨어뜨린 덕분이었다. 2017시즌 후반기의 모습을 되찾는 게 양상문 감독이 레일리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이자 보완점이다.
여기에 레일리는 또 하나의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 바로 조력자의 역할이다. KBO리그와 롯데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애정도 강한 레일리다. 그런 그가 이제는 새로운 파트너로 제이크 톰슨을 맞이한다. 톰슨은 1994년 생으로 내년 25세에 불과하다. 메이저리그 경험도 출중하고, 유망주 탑 랭커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낯선 곳에서 새로운 무대오 맞닥뜨려야 한다. 도미니카 윈터리그 경험이 있다고 한들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결국 레일리는 이 톰슨을 제대로 이끌어야 하는 임무를 띄고 있다. 양상문 감독은 “그래도 레일리가 한국무대 경험이 많기 때문에 톰슨보다는 1선발로 봐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톰슨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외국 생활이나 적응 면에서 도움을 줘야 할 것이다. 톰슨도 레일리의 조언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게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