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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깊은 한화, '방출 요청' 권혁 마음 되돌릴까 201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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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오키나와(일본), 이상학 기자] 한화가 권혁 딜레마에 빠졌다. 방출 요구를 받아들일지, 아니면 설득해서 함께할지 고민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일본 오키나와로 떠난 한화. 전날 밤 내부 FA 이용규와 최진행 그리고 연봉 미계약자 송은범과 계약을 완료하며 극적으로 스프링캠프 합류가 이뤄졌다. 그러나 권혁(35)이 유일한 연봉 미계약자로 남아 깔끔한 마무리가 되지 못했다. 

권혁은 연봉 삭감이 아닌 2군 캠프 배정을 받은 뒤 구단에 자유계약선수, 조건없는 방출을 요구했다. 권혁은 “사람마다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다. 돈보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있다. 내가 뛸 수 있는 환경과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은 기회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권혁의 2군 캠프행은 현장 코칭스태프의 결정이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캠프 출국에 앞서 권혁 관련 질문에 “코칭스태프와 미팅에서 지난해 송은범 사례처럼 (2군 캠프 이후 1군행) 추진하려고 움직였는데 선수가 다르게 이야기를 하고 있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송은범은 2군 캠프에서 시작했지만 절치부심 끝에 투심 패스트볼을 연마했다. 시범경기에 맞춰 1군에 올라왔고, 개막 엔트리에 진입한 뒤 필승 불펜으로 부활했다. 권혁도 송은범처럼 2군에서 시작한 뒤 1군에 올리는 그림을 그렸지만 선수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권혁은 1군 캠프 제외를 곧 전력 외로 느꼈다. 한화의 세대교체 물결이 거세고, 지난해 베테랑들이 대거 팀을 떠났다. 이 과정을 곁에서 지켜본 권혁은 충분한 기회 보장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구단은 코칭스태프의 고유권한에 선수가 반발했다는 점에서 당혹스런 분위기다. 

헌화 관계자는 “구단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고민 중이다. 선수 본인과 다시 한 번 더 이야기를 해보겠다”며 권혁의 마음을 되돌리는 데 우선적으로 신경 쓰고 있다. 지난해에도 여러 베테랑 선수들의 방출 요청을 받아들인 한화로선 반복되는 방출 수락이 부담스럽다. 구단의 자산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 

무엇보다 한화 마운드 사정으로 볼 때도 권혁은 필요 자원이다. 한화는 마무리투수 정우람 외에는 왼손 불펜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김범수가 풀타임 선발로 전환하는 가운데 임준섭과 박주홍이 1군 캠프에 참가한 왼손 불펜 자원이다. 박주홍도 선발 후보군에 있어 사실상 왼손 불펜은 임준섭뿐이다. 경험 풍부한 권혁이 있어야 불펜 '뎁스'를 유지할 수 있다. FA 때 연봉보다 크게 떨어졌지만 한화가 그에게 2억원대 연봉을 제시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화로선 권혁과 면담을 통해 마음을 돌리는 게 최상이다. 지난 2015~2016년 한화 불꽃 투혼의 중심이었던 권혁의 상징성도 크다. 팬들의 여론도 무시 못한다. 다만 선수의 뜻이 완강하면 함께하기 어렵다. 설득의 기술이 필요하지만 구단도 마냥 끌려다닐 수 없다는 분위기. 트레이드 카드로 쓸 수 있지만 이마저 쉽지 않다. 깊은 고민에 빠진 한화의 결정이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