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슝 스토리] “난 실패를 해봤다” 후배들 향한 민병헌의 진심 2019.02.13
본문
[OSEN=가오슝(대만), 조형래 기자] “난 실패를 해 본 선수다. 그 실패를 후배들이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민병헌은 ‘연습벌레’다. 누구보다 훈련에 대한 자신만의 루틴이 철저하다. 그렇지만 개인훈련에만 열중하지는 않는다. 후배들을 살뜰히 챙긴다. 룸메이트인 내야수 전병우는 “(민)병헌이 형이랑 룸메이트를 쓰면서 체력 준비나 웨이트 트레이닝 하는 법 등을 같이 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도움이 될 것 같다. 방에서도 타격에 관련해서 물어보면 잘 알려주신다”고 말하며 민병헌에게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 민병헌은 후배들에게 야구적으로 많은 조언들을 하고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후배들이 물어보는 것도 있지만, 민병헌 스스로 야구 얘기로 대화를 주로 이끌어가기 한다. 지난 시즌 처음 롯데로 이적했을 때부터 지난 시즌 동안에도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민병헌은 이에 대해 “나는 실패를 해 본 선수다. 그렇기 때문에 후배들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야구 얘기도 많이 하고, 밥도 많이 사주고 하고 있다”면서 “내가 겪었던 실패를 후배들이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1일 선수단의 휴식 턴 때 민병헌은 룸메이트인 전병우를 비롯해 김동한, 오윤석, 그리고 외국인 선수 카를로스 아수아헤까지 데리고 시내에서 식사 자리를 마련한 바 있다.
민병헌은 프로 무대에서 뒤늦게 빛을 본 케이스다. 지난 2006년 2차 2라운드 14순위로 지명됐지만, 2010년까지는 주전이 아닌 백업의 성격이 강했다. 수비와 주루 능력은 인정 받았지만 타석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국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하고 돌아온 2013년부터 공수주 모두 진가를 발휘하는 선수로 거듭났다. 지난 시즌까지 6년 연속 3할 타율을 마크하는 등 호타준족의 대명사가 됐다.
민병헌이 데뷔 이후 경찰 야구단 군 복무 전까지 5년 간의 처절하게 사투를 벌였던 시기를 후배들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후배들과 야구 얘기를 하면서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지금 함께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후배들이 정말 성공했으면 좋겠다. 내가 어렸을 때는 경쟁심 때문에 선배와 후배의 이런 교류를 하는 문화가 잘 없었던 것 같다”면서 “정말 후배들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내가 가진 노하우나 경험들을 전수해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
[사진] 가오슝(대만)=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