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현 윤석민 귀국으로 가라앉은 KIA 캠프, 고졸 김기훈이 살려내나 2019.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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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광주, 이선호 기자] KIA 타이거즈의 좌완 루키 김기훈(19)이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주목받고 있다.
선동렬 전 국가대표 감독이 불펜투구를 지켜본 뒤 극찬을 했다. 선 전 감독은 “깜짝 놀랐다. 이제 만 19세에 불과한데 던지는 걸 보니 상당히 기대된다. 가능성이 아주 많은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잘 던지고 있으니 조언할게 있을까. 부상만 없다면 1군에서 제 몫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하체 중심이동이 상당히 좋다”고 이유까지 곁들였다.
무엇보다 각종 악재로 가라 앉았던 캠프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은 소식이었다. 캠프 시작을 앞두고 박준표(위 용종 제거수술)와 임기준(어깨통증)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소방수 후보 김세현은 준비 부족과 무릎 이상으로 러닝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사흘만에 귀국조치됐다.
여기에 선발후보 윤석민까지 어깨가 회복되지 않아 역시 조기귀국했다. 불펜투구를 못하다 통증을 참고 던졌지만 역시 문제였다. 사실상 실전이 힘들다는 판단 아래 조기귀국했다. 작년 시즌을 마치고 충실한 겨울을 보냈고 오키나와도 지난 1월 초에 먼저 들어가 훈련을 펼쳤기에 더욱 아쉬운 귀국이었다.
선발진과 불펜에서 중요 전력들이 이탈하면서 KIA 마운드는 시름이 깊어졌다. 결국은 누군가가 이들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새로운 얼굴의 부상이 필요한 시점에서 고졸루키 김기훈이 단숨에 주목을 끌었다. 선동렬 전 감독의 칭찬 하나에 언론이나 팬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투수를 보는 눈이 남다른 전설의 칭찬에 김기훈도 고무됐다. 내부적으로도 김기훈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김기태 감독이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례적으로 고졸투수를 포함시킨 이유도 최소한 중간투수로는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이었다. 김기훈은 오키나와 불펜 투구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시켜주었다. 강상수, 이대진, 서재응 등 투수 파트 코치들도 '1군 전력'이라는 선 감독의 평가에 머리를 끄덕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신중하다. 이제 시작일 뿐이고 섣부른 의욕은 부상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불펜투구를 거쳐 실전 마운드라는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라야 한다. 프로 타자들을 상대해야 정확한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실전을 하지 않고도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낸 존재감은 특별하다. 과연 김기훈의 존재감이 실전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 지 눈길이 쏠린다. /sunny@osen.co.kr
[사진]오키나와(일본)=손용호 기자 spjj@osen.co.kr